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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개선 안되는 한국인의 '삶의 질'

정정용 주필
'향상된 부' 행복도와 불일치
총선 결과, 국민들 불만 반영

2024년 04월 14일(일) 16:46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무언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마음속에 두고 이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이같은 욕망은 그 목표가 달성됐을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달성하지 못했을 땐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배고프면 먹을 것을 찾게 되는 인간 본연의 욕구가 지배하는 유아기에 이어, 교육을 받기 시작하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길러 나가는 아동 시절엔 관심과 귀여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이어 학교에서 공부와 단체생활을 통해 본격적인 경쟁에 익숙해져 가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와 사회진출 예비 단계라 할 수 있는 대학생활까지는 타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춰 우위에 서고자 하는 경쟁심이 지배를 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욕구와 희망들이 현실화되는 사회진출 시기, 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게 되는 때부터는 인간의 감정은 매우 다양해지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인간의 감정과 이성을 더욱 지배, 이때부터는 '삶의 질' 향상이라는 형태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사실 '삶의 질'이라는 표현은 순화된 것으로 그 질이 좋아지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것, 그것은 아마 '돈'일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의 나라에선 극히 자연스러운 이치로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더 질 좋은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추구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삶의 질 향상에 필수 불가결한 돈을 벌기 위해 올인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적 부'로는 세계적으로 꽤 윗 단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는 점이 아이러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년 새로운 평가가 나올 때마다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통계적으로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2020~2022년 5.95점으로 OECD 38개국 중위 35위였다. 한국보다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튀르키예, 콜롬비아, 그리스 정도로 최하위권 경쟁을 다툴 정도이다. 이는 10여년 전보다 오히려 순위가 후퇴한 수준이라니 씁쓸하다.

중요한 것은 앞서도 언급했듯 한국인들의 가구당 소득이나 금융 자산, 고용 등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상위권인데 체감하는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중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는 '사회연계 지원' 부문의 미흡함을 지목한다. '사회연계 지원'이란 어려울 때 의지할 친지나 친구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이 점수가 낮으니 '외로운 한국인'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특히 노인층으로 갈수록 상대적 빈곤이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점수로 비교를 해봐도 우리나라는 70점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반면, OECD 평균 점수는 90점에 육박, 약 20점 차이가 나고 있으니 한국인의 삶에서 마음의 여유는 없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 OECD 삶의 질 보고서는 경제적인 성취도가 높으면 행복의 기본 요건은 되겠지만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관계가 약하거나 타인에 대한 믿음이 부족할 경우, 행복감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 국민들의 행복감이 낮은 이유는 교육에서 비롯되는 과열경쟁, 과다 의식주 비용, 보장이 안되는 노후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각종 조사나 통계에서 드러난 바이다. 따라서 지자체나 국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이러한 OECD 보고서 등을 통해 우리 사회 취약점을 좀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파악, 이를 개선함으로써 사회적 공통의 가치와 목표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들이 뒤따라야 할 일이다.

엊그제 제22대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유권자인 국민들이 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론 현실이 결코 행복하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의 표출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즉 삶의 질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선거를 통해 나타난 셈이다. 따라서 국가나 위정자들은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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