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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 전남 지자체, 대응기금도 활용 못한다

지난해 16개군 1,256억 배분
265억 집행…평균 21% 불과
구례·곡성·영암 등 ‘0%대’
그마저도 관광지 조성 등 치중

2024년 04월 14일(일) 18:27
전남도청사.
소멸위기에 놓인 전남 지자체들이 정작 위기 극복을 위해 배정받은 지방소멸기금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된 기금마저도 출생과 양육 지원 등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먼 관광지 조성 등에 대부분이 투입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정부가 인구감소 등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2022년부터 도입한 재원으로, 2031년까지 10년간 매년 1조원 규모를 일선 지자체에 지원한다.

기금 분배는 정부가 재정 여건이 취약한 지자체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며, 각 지자체가 사업안을 제출하면 이를 평가해 4등급(S·A·B·C)으로 구분해 지급한다.

지난해 전남지역 지자체에 배분된 기초계정 지방소멸대응 기금액은 총 1,256억원에 달한다.

기금을 배정받은 지역은 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화순·장흥·강진·해남·영암·함평·영광·장성·완도·진도·신안군 등 16개 군지역이다.

배정액은 신안군 120억원을 비롯해 곡성·보성 96억원, 구례·고흥·장흥·영광·완도 80억원, 해남·영암·함평·장성 72억원, 담양·화순·강진·진도 각 64억원 등이다.

하지만, 배정액 대비 기금 집행액은 이날 현재 265억원(21.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집행실적을 보인 곳은 화순군으로 45억1,600만원을 사용해 70.6%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이어 66억원을 집행한 신안군(55%)이 뒤를 이었고, 담양군 23억8,000만원(37.3%), 완도군 28억1,000만원(35.6%), 함평군 25억1,000만원(34.9%), 고흥군 22억5,000만원(28.1%), 장성군 17억8,800만원(24.8%), 강진군 11억7,000만원(18.4%), 영광군 12억1,000만원(15.2%) 등이다.

해남군은 4억7,600만원(6.6%), 보성군 2억8,100만원(2.9%), 장흥군 2억900만원(2.6%), 진도군이 1억5,400만원(2.4%)을 사용해 집행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고, 영암군 1,600만원(0.2%), 곡성군 7,500만원(0.8%)에 불과했다.

80억원을 배정받은 구례군의 집행율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도 문제지만, 사업 대다수가 각종 정비사업이나 시설물 건축 등 하드웨어 사업에 치중돼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실제 화순군은 ‘화순천 꽃강길 조성사업’에 기금 대부분을 투입했고, 백신산업특구 기숙사 건립 등엔 단 한푼의 기금도 쓰이지 않았다.

곡성 ‘섬진강권 통합관광벨트 조성’, 담양 ‘생태 인문학 스테이션 구축’, 장흥 ‘토요 야시장과 어울리는 밤 문흥 빛의 거리 조성’, 해남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센터 건립’, 영광 ‘군남면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장성 ‘장성호 꿀잼파크’ 등 대부분 보여주기식 사업에 돈을 쏟았다.

또 완도 ‘넙도 급수시설 확충’, 진도 ‘운림생태 탐방로 조성’, 신안 ‘해양경관 활용 체험형 바다문화시설 조성’, 영암 ‘청소년 과학체험공간 조성’ 등도 실제 인구유입을 통한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사업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매 회계연도에 성과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이듬해 기금 배분에 반영하도록 규정해 장기 사업계획을 세우기 어려운데다 사업 시행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복잡한 행정절차 등에 기인한다.

또 기금을 최대 3년 안에 사용하지 못하면 불용처리돼 행정안전부에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는 점도 하드웨어 사업 추진 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기금 사용 용도가 제한돼 있다보니 정주여건 개선과 관광지 조성 등에 사용된 측면이 있고, 보상 등 행정절차로 인해 사업이 더디게 진행돼 집행률도 낮다”면서 “인구유입을 위해 기금 용도와 범위를 출생과 양육 등 현금성 지원이 가능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률이 낮은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금 사용을 독려하고 있고, 전남연구원과 함께 시군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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