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할머니들의 찬란한 인생을 응원한다

이나라 문화체육부 차장

2024년 04월 23일(화) 20:01
글쓰기는 힘이 있다. 최근 이러한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계기가 있다. 장성군립중앙도서관 문예반에서 취미로 글을 쓰기 시작해 최근 책을 낸 할머니들을 인터뷰한 과정에서다. 지난 2017년부터 장성군립중앙도서관에서 문예반을 운영하고 있는 박형동씨가 제자들이 낸 신간을 들고 회사로 찾아오면서 취재로 이어졌다. 신간을 소개하는 그의 눈빛에는 제자들의 글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찼다.

박씨의 소개에 따라 김애자 ‘모닝 할머니의 봄날’, 박정애 ‘거꾸로 사는 여자 3’ , 박순임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은 더 아름답다’ 시집 3권을 보게 됐다. 이들이 낸 책은 다양한 감정과 80년의 삶이 녹진하게 담겼다. 먼저 떠난 배우자와 부모님을 그리워하기도 했고, 지난날의 아픔을 다독이는 글도 있었다. 이외에도 사랑하는 손녀와 함께 쓴 시, 다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글, 최근 아픔을 겪은 친구를 위로하고자 하는 따뜻한 감정까지 다채로웠다.

할머니들의 글 속에 그려진 그들의 인생은 찬란했고, 앞으로 그려질 인생 또한 희망찼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은 읽는이 마저 가슴 떨리게 했다.

인터뷰를 통해 할머니들이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배경, 신간 이야기, 인생에 있어 글쓰기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었다.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눌수록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됐다. 글을 쓰고 나서부터 그들의 삶에도 활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우울감과 치매 증상도 글을 쓰니 한결 나아졌다고 했다. 한 평생 살아왔던 가슴 속의 응어리, 가족을 위한 헌신 속에 감췄던 감정을 글로 풀어쓴 탓이다. 인터뷰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 박정애 할머니 책 ‘거꾸로 사는 사는 여자 3’ 표제에 대한 일화에서 비롯됐다. 글을 쓰는 할머니에게 남편은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에 왜 새로운 일을 벌이며 인생을 거꾸로 사느냐”라고 핀잔했고, 박 할머니는 거기에서 힌트를 얻어 시집 표제를 정했다고 했다.

나이가 가득 찼다고 해서 꿈을 꾸지 말라는 법도 없다. 도전하지 말라는 법은 더더욱 없다. 인생을 다 채워간다는 것. 끝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할머니들의 희망찬 도전을 응원한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