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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곤두박질…전남 한우농가들 내달 상경투쟁

공급과잉·소비 위축에 폭락
지난해 마리당 143만원 손실
전남 올 728개 농가 휴·폐업
'한우 반납' 2천여 농가 동참

2024년 06월 13일(목) 19:06
한우 사육. 전남도 제공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한우를 사육하는 전남지역 한우농가들이 멈출 줄 모르는 가격 폭락 등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산지·도매가격 하락과 소비위축, 생산비 증가 등 ‘겹악재’에 직면한 한우농가들은 급기야 12년 만에 대규모 상경집회를 벌이는 등 생존권을 건 투쟁에 나선다.

13일 전남도와 전국한우협회 광주·전남지회에 따르면 현재 도내 한우 사육농가는 1만5,394호로, 모두 61만4,347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전국 사육두수의 18%에 달하는 수치로, 경북에 이은 전국 두 번째 산지다.

국내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 2021년 336만7,972마리, 2022년 348만739마리, 지난해 339만6,068마리에 이른다.

반면, 공급 과잉과 소비위축 등 영향으로 한우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생산비마저 상승하면서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만 쌓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우 도축 마릿수는 39만마리로, 전년 동기(36만마리) 대비 8.4% 증가했다. 한우 연간 도축 마릿수는 2022년 86만9,000마리, 지난해 92만9,000마리, 올해 추정치는 97만5,000마리다.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평년(75만6,000마리) 대비 각각 24%와 29%가 많다.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는 떨어지면서 가격 역시 큰폭으로 떨어졌다.

농협 축산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한우 도매가격은 5월 기준 1㎏당 1만6,846원으로, 3년 전 2만3,475원보다 28.2%나 떨어졌고, 한우 산지 가격의 지표인 6~7개월령 수송아지 가격도 지난달 1마리당 342만2,000원으로 3년 전 478만5,000원에 비해 28.5% 하락했다.

여기에 사료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가 상승하면서 농가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배합사료값의 경우 2022년 ㎏당 425원 했던 것이 현재 545원으로 2년 만에 28%가 올랐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한우 비육우의 마리당 순손실은 142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73만6,000원(106.8%) 증가했다.

한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폐업이나 휴업을 선택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전남에서만 올 들어 휴·폐업한 농가는 728곳에 이른다.

함평군 손불면에서 한우 9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박대진씨(42)는 “아무리 애써 키워서 팔아봤자 수익은 커녕 손해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절벽 앞에 서 있는 심정이다”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우시장에 내놔봤자 제값을 못받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계속 키우고 있는데, 수익이 없은 상황에서 사료비와 인건비 등은 꾸준하게 들어가고 있어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한우농가들은 다음달 초 대규모 ‘한우 반납’ 집회를 연다. 한우 반납 집회는 한우값 폭락과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발하며 서울 상경 시위를 벌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한우법) 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한우농가들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우법은 한우 중장기계획 및 경영 안정, 한우 수급 조절 유인책, 탄소중립 관련 시설 지원, 소규모 한우농가 지원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광주·전남지회 문대열 사무국장은 “다음달에 예정된 상경 집회에 도내 2,000여 농가가 참가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소고기 수입 무관세 10만톤에 이어 대통령의 한우법 거부권 행사 등이 한우 농가들의 생산 의욕을 꺾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한우 농가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도 관계자는 “추경에서 2억원을 확보해 하반기에 대대적인 소비촉진에 나설 것”이라며 “한우농가 경영안전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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