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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차원 첫 5·18 보고서…"추가적 진상조사 필요"

조사위 보고서 대통령실·국회 제출
발포 명령자·암매장 의혹 결론 못내
전두환·노태우 발포 책임 묻지 못해
기념재단, 조직개편 후 보고서 분석

2024년 06월 24일(월) 19:12
24일 오후 서울 중구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대강당에서 종합보고서 대국민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지난 4년간 조사 활동을 마치고 종합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진상규명의 핵심 과제는 여전히 미궁 속에 남게 되면서 진상조사의 한계가 분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계엄군에 의한 헬기사격과 민간인 집단학살 등 진실이 드러나는 성과가 있었으나, 발포 책임자와 암매장 의혹 등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 채 마무리 돼 국가차원의 첫 진상규명 보고서에 오점을 남겼다는 목소리가 높다 .

5·18 조사위는 24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지난 4년간의 진상조사 결과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발송했다.

종합보고서에는 조사위가 선정한 17개 직권 과제에 대한 조사 활동 내용이 담겼다.

특히 권용운 일병의 전남도청 앞 사망 경위와 전남 지역 무기고 피탈 시간 등이 수정됐다.

조사위는 권용운 사망 사건에 대해 광주고법의 전두환 회고록 관련 출판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권 일병은 시위대의 화염병에 의해 후진하던 계엄군의 장갑차에 망한 것으로 판시했다’고 판결한 내용을 추가했다.

시민군 무기고 피탈 시점도 5월 21일 오전이 아닌 오후 1시 이후로 수정했으며, 정확한 시간도 함께 표기됐다.

또 1980년 5월 21일 광주천 사직공원 일대와 엿새 뒤인 27일 광주 전일빌딩 일대에서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점을 명시했다.

5·18 기간 중 전체 사망자는 166명으로, 이중 71명이 광주 봉쇄 과정에서 사망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위는 5·18헌법전문 수록을 비롯해 5·18피해자 구제, 암매장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 등 11가지를 국가에 권고했다.

5·18진상규명법에 따라 정부는 권고사항의 구체적인 이행계획 또는 조치 결과를 6개월 이내에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지휘체계와 발포 명령자 암매장 의혹 사건 등을 밝혀내지 못해 조사위의 한계로 남았다. 개별보고서에서 의결된 내용과 달리 종합보고서에 일부 내용이 수정되면서 일부 전원위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종협, 이동욱, 차기환 등 보수 위원 3인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종합보고서에 담는 직권사건들의 내용과 결론은 지난해 12월 26일까지 최종 의결된 개별 직권조사보고서의 내용과 결론에 따라야한다 ”며 “그러나 종합보고서엔 몇 개의 중요한 안건에 대해 개별 직권조사보고서의 결론을 변경하거나 그 취지를 전혀 달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조사위가 가진 사법적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양시양비론적으로 진술을 나열하기만한 보고서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병로 5·18연구소장은 “40여년 전 발생한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선 얼마 남지 않은 증거확보가 요구됐지만, 조사위는 5·18진상규명법에 따른 청문회 개최나, 검찰에 강제적인 수사 의뢰, 압수수색 요청 등 주어진 권한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며 “그저 동행명령에 따른 진술을 받아냈고, 신빙성 검증도 어려워 왜곡 가능성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상규명에 있어 확실한 증거에 따른 객관적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했지만, 결국 구조의 한계가 있었다”며 “시민단체에선 조사위 2기 출범을 요구하고 있는데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두환 씨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발생 책임이 있다는 사실은 기재됐으나, 집단 발포의 명확한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점도 한계로 남았다.

송선태 조사위 위원장은 “이들에게 방문조사를 강행하겠다고 했으나, 재판과 건강상의 이유로 만남이 불발됐다”며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현 씨에게도 회고록 수정 등을 위해 두 차례 대면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서 작성했던 노트와 회고록 등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두환과 노태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추적하며 조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진상규명을 위해 5·18기념재단도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조직 개편을 통해 진실기록부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진실기록부 인원이 2~3명 충원되고, 관련 예산도 추가 투입된다. 인원이 충원된 진실기록부는 조사위의 국가보고서 분석 해제와 자료 검증, 온라인 게임 등 새로운 유형의 왜곡·폄훼 대응 기능을 수행한다.

5·18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은 “국가차원의 진상조사 활동의 결실을 이어 받아 민간차원의 조사가 이어져야 5·18 왜곡과 폄훼를 막고 헌법 전문수록으로 가는 길을 개척할 수 있다”며 “재단 차원에서도 다방면으로 5·18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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