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광주·전남에서도 면허 반납 유도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반납 후 이동권 보장이 되지 않는 데다 보상액도 고작 10~50만원 수준에 불과해 실제 반납률은 2%대에 그치고 있다. 운송업을 생업으로 삼는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급발진 주장 사고 등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선 페달 블랙박스 도입 등이 의무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광주·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만 341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3,394건(광주 1,039건·전남 2,355건), 2022년 3,409건(광주 1,193건·전남 2,216건), 2023년 3,538건(광주 1,153건·전남 2,385건)으로 매년 3,000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면허 반납률은 2%대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고령 운전자 수는 2020년 8만 7,625명에서 2023년 11만 1,286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전남도 2020년 15만 4,906명에서 2023년 19만 5,588명으로 26% 늘었다. 그러나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자 수는 2022년 6,615명, 2023년 6,093명으로 매년 전체 소지자의 2% 수준이다.

전남의 경우 각 22개 시·군마다 면허 반납 보상액이 20~50만 원 내외의 교통카드나 지역상품권으로 모두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100여명의 자진 반납자들에 대해서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1회에 한해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제공한다. 택시와 버스·택배 등 운송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에겐 자진 반납을 위한 정책이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4월 승용차 운전자 A씨(65)가 동구 대인동 한 카페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6일에는 SUV 운전자 B씨(73)가 동구 대인시장 제1공영주차장 출구를 빠져나온 직후 맞은편 2공영주차장 방향으로 돌진, 담벼락과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

두 운전자 모두 사고 직후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했으며, A씨의 경우 국과수 결과 급발진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B씨 또한 최초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번복했다.

이처럼 고령 운전자의 ‘급발진 주장’ 사고가 이어지면서 광주·전남 각 지자체가 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반납률도 저조할뿐더러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 등 운전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에겐 보상액이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김모씨(72)는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한데 10만 원 받고 면허를 반납할 수는 없다”며 “보상액이 아닌 생계를 위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들이 사고 이후 잇단 ‘급발진’을 주장하면서 페달 블랙박스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가 돈을 내고 설치해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 의무화가 된다면 차량 비용 상승 우려가 존재한다. 또한 최근 한 편의점 브랜드에서 오는 26일까지 페달 블랙박스를 판매한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광주·전남지역에 위치한 해당 브랜드 편의점에서는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특별하게 고령자들의 운전면허증 반납이 크게 늘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신체 능력이 젊을 때와 달라 안전에 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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