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지역 대학병원들도 부족한 전공의를 채우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각 병원은 미달된 모집 인원을 재공고해 채용에 나설 계획이지만,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강경한 입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지난달 31일자로 마감했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9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레지던트 1년차는 오는 14일까지, 2~4년차와 인턴은 오는 16일까지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인턴과 레지던트 등으로 수련하는 의사를 칭한다. 통상 인턴 1년 후 진료과목을 정해 레지던트 3~4년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수련병원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했으나, 지원자가 미미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남대병원은 앞서 전공의 정원 28명을 모집하겠다고 공고를 냈으나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 6일에는 그동안 ‘사직 처리’를 보류해왔던 레지던트 244명 중 대부분의 사직서를 수리했고, 인턴 101명은 상반기에 임용을 포기했다.

전남대병원은 하반기 모집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6개 진료과에서 총 28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하반기 전공의 채용의 경우 상반기에 미달된 인원을 충원하기 위해 모집하는 것인데, 지난달 31일까지 모집 당시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다”며 “전공의들은 사직 후 1년 내에 같은 병원에 지원할 수 없다. 이번에 사직서를 수리한 시점은 올해 2월이며, 내년 3월 상반기 모집부터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도 9일부터 피부과, 소아청소년과 등 39개 진료과목에서 총 40명의 전공의를 모집하기로 했다.

앞서 조선대병원은 상반기 임용을 포기했던 인턴 36명과 레지던트 4명 등 40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는 단 1명에 그쳤다.

전공의(레지던트) 97명의 사직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기독병원의 경우 전공의 19명 중 1명만 사직처리 했고, 하반기 모집 연장은 내부 논의를 거쳐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광주기독병원은 4명(소아청소년과 3명·마취통증의학과 1명)을 모집했고, 마취통증의학과에만 2명이 지원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복귀의 기회지만, 돌아올 전공의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수련병원 하반기 모집 지원율이 1%대에 그친데다 전공의들이 여전히 의대 증원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모집 연장이 ‘전공의 복귀’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의사회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실망한 전공의들이 아무리 모집 기간을 연장해도 돌아올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자 애타는 마음에 모집 기간 연장 등의 꼼수를 쓴 것이다”고 비판했다.

도의사회 관계자는 “일주일 전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지원자가 극소수였는데, 기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얼마나 들어가겠느냐”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 전공의 7대 요구 사항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 전공의들을 다시 의료 현장으로 부르는 것은 터무니 없는 소리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는 한편,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의료개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증환자 중심병원으로 전환해 중증환자 비중을 기존 50%에서 60%까지 올리고, 전공의 근로 의존도를 40%에서 20% 이하로 줄여가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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