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금호타이어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2024년 임단협에서 노사 간 이견이 계속됐고 결국 노조가 파업을 전제로 한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실적 개선 전 오랜 기간 누적된 적자 등으로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조속한 교섭 재개를 호소했다.

11일 금호타이어 노조 등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3,545명 가운데 3,104명이 찬성했다. 투표율은 90.8%(3,219명), 찬성률은 역대 최고인 96.4%(3,104명)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차례 본교섭, 7차례 실무위원회 교섭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노조는 단체 협상 결렬을 선언,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지노위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노조는 오는 14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는 “금호타이어는 조합원의 노력과 양보로 연일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면서 “조합원의 요구에 대한 지급여력이 충분한 경영환경에도 조합원의 요구에 대해 어떤 것도 제시하지 않은 채 휴게시간 통제, 수십명의 인력구조조정, 임금삭감(수당삭제) 등 개악안만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의 압도적인 찬성률은 사측이 조합원의 합당한 요구를 무시한 태도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며 “이번 임단협 요구는 조합원들만의 요구가 아닌 지역 전체 시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지역경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가까스로 회복한 실적에도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자 대외 이미지 하락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오랜 적자로 취약해진 재무구조, 최근 치솟은 선임과 재료비 등으로 추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하반기 타이어 업계 실적은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글로벌 신차 시장도 축소됐고, 전기차 캐즘까지 확산중이다.

연초보다 원자재인 고무 가격과 운임 등이 오르며 수익성도 줄었다. 지난달 26일 기준 고무값(국제 선물계약 가격)과 해상운임은 연초보다 각각 5%·82% 올랐다. 7월 초에는 고무값과 해상운임이 각각 연초보다 14%·97%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사는 전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한 결과 지난해 뜻깊은 경영성과를 이뤘다”며 “다만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 성과에 안주하기 보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내부 역량을 극대화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조속히 교섭이 재개돼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노사가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노측 역시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협상에 임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