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으로 사교육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광주 학원가에서도 초등 의대반 등 선행학습이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광주 학원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42건의 선행학습 광고를 적발했다.

단속 사례를 살펴보면 광주의 한 A 학원은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의대반을 운영했으며, 수학과 과학 등 과목에서 중·고 수준의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 학원은 초 5~6학년 대상으로 의대 선행반을 운영해 중학교 수학 교재로 학생을 가르쳤으며, C 학원은 의학도서를 활용한 독서활동 등 초등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선행학습 광고도 여전했다.

D 학원은 초 6학년을 대상으로 삼육중 합격을 위한 16주 완성 합격막차반을 운영했으며, 초 4~5학년 대상으로 삼육중 대비반을 운영한 E 학원은 일종의 레벨테스트를 거쳐 학원 수강생을 선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초 3학년이 3년이면 중 3 내신 무조건 100점’, ‘24년 연속 광주 1위’, ‘수백명의 의대생을 만들어낸…’ 등 선행학습을 광고하며 허위·과장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초등 의대반, 삼육중 대비반 등 유행에 따른 선행학습 광고는 봉선동 등 특정지역의 학원가에만 머물지 않고 광주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띄었다.

공교육정상화법상 선행학습 광고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지만, 과태료 처분 등 벌칙 근거가 없어 법이 유명무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모임은 “여름·겨울방학 시기에 맞춰 선행학습 광고가 급증하면서 사교육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학부모들의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과 학생들의 장시간 학습 노동 등 폐단이 발생하고 있다”며 “학교가 집중적으로 선행학습 규제를 받는 동안 학원의 배만 불린 꼴이 되고 있는데, 풍선효과는 어찌보면 예견될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적발된 선행학습 광고물의 경우 광주시교육청에 삭제와 철거 등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며 “시교육청은 공교육을 뒤흔드는 선행학습 광고를 뿌리 뽑기 위해 상시적인 단속 계획과 인력을 구축하고, 신고자 포상 제도를 적극 활용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