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날을 맞아 광주 도심 곳곳에서 피해자들의 명예·인권 회복을 위한 기림 행사가 펼쳐진다.

12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민들이 자유롭게 헌화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시청 광장 시민숲 평화의 소녀상 앞에 추모공간을 마련한다.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해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201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해마다 이를 기념하고 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일부터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에서 서양화가 이인혜 작가와 협업해 위안부 피해자 39인의 초상화를 그린 ‘기억의 방’을 주제로 특별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5개 자치구에서도 기림의 날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한다.

북구는 오는 14일 북구청 광장 소녀상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7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북구소녀상 평화인권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추진되는 행사는 오전 9시 50분부터 오전 11시 15분까지 약 1시간 30분간 열린다.

행사에는 조영대 신부가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청소년 대표들이 ‘평화를 바라는 우리의 다짐’ 발언과 극단 깍지의 ‘나비의 꿈-소녀상 이야기’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서구는 같은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구청 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 피해자를 기리는 헌화 공간을 마련한다.

오전 10시에는 서구청 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서구청 직원과 구의원이 피해자를 추모하며 헌화한다.

동구 금남로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가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다. 추모 메시지를 기록할 수 있는 기억의 벽도 운영된다.

위안부 피해자 고 고정엽 할머니의 고향인 해남지역 학생들은 노래 공연을 선보인다.

해남 두륜중 2학년 최유진양과 해남 서정초 합창부 11명이 기림의 노래를 통해 할머니들의 용기를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평화의 종이비행기도 날린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집니다’를 주제로 기림의 날 기념 행사가 개최된다.

기념식에는 크로스오버밴드 새날의 평화공연과 일본정부에게 요구조건 외침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남구는 오는 14일까지 남구 양림동 평화의 소녀상·공예특화거리 일원에서 ‘기억하겠습니다’ 시민 자율 추모 공간을 마련한다.

오후 7시부터 열리는 기념식에는 구청장의 기념사와 시상식, 문화 공연, 청소년들의 자유 발언 시간이 열린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9명이다. 광주지역 피해자 1명인 고 곽예남 할머니는 지난 2019년 별세했다.

남구 관계자는 “위안부 피해자분들께서 우리에게 인권과 평화를 향한 희망과 용기, 연대라는 유산을 물려주셨다”며 “역사를 절대 잊지 않고, 명예를 회복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민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