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대학 축제가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위주로 변질돼 섭외 비용만 수천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대학 축제는 1회당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9,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축제 예산은 교비(세금)와 학생회비에서 충당됐다.

대학별로는 전남대가 9,91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호남대 9,500만원, 광주교대 4,850만원, 송원대 3,480만원 등 순이었다.

호남대의 경우 전체 축제 비용 중 연예인 섭외 비용이 64.8%를 차지했고, 무대 설치비를 포함하면 상당한 예산이 공연에 쓰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연예인 섭외가 대학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면서 관련 업무를 용역업체나 기획사에 맡기는 대학도 있었다.

전남대는 지난해 청경대동제 축제 당시 국내 정상급 가수, 클럽파티 DJ, 공중파TV 아나운서 경력자 등을 섭외 조건으로 내걸었다.

시민모임은 “어느덧 대학축제는 스타들을 대학의 이름으로 교정에 불러 모을 수 있는가로 대학의 명성과 축제의 완성도를 증명하게 됐다”며 “이제 축제에 ‘지성’ 보다 ‘돈’이 중요해졌고, 학생은 생산의 주체에서 소비의 주체로 전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재원은 넉넉하지 않은데, 연예인 섭외 비용은 해마다 껑충 뛰면서 대학 살림은 등골이 휠 지경이다”며 “대학은 스타 연예인을 소비하는 일에 예산이 편중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주지역 대부분 대학은 축제 예산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교육부는 투명한 학사운영이 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