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정산 사태로 인해 헌혈 기념품인 해피머니 상품권을 못 쓰게 돼서 어떡하죠. 헌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까 걱정입니다.”

13일 오전 10시께 북구 용봉동 헌혈의집에서 만난 하준형씨(29)는 수년 전부터 헌혈을 하며 모아온 ‘해피머니 상품권’을 교환하기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헌혈의집 입구는 최근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지연 사태로 기념품 발급이 중단된 해피머니 상품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혈액관리본부 헌혈 마스코트 ‘나눔이’ 도안을 넣어 발행한 해피머니 상품권을 다른 기념품으로 교환해드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씨는 이날 58번째 헌혈을 하기 위해 헌혈의집을 방문했다. 그동안 헌혈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받은 기념품 또한 수량이 적지 않았다.

하씨가 새 기념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들고 온 해피머니 상품권은 15장이나 됐다.

하씨는 “상품권을 영화관람권과 커피교환권으로 교환했다. 기념품도 헌혈을 하는 이유 중 일부인데, 티메프 사태로 헌혈자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티메프 사태 이후 헌혈의집에서 다른 상품으로 교환해줘서 다행이다. 자칫 시민들이 기념품이 줄었구나 생각할 수도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용봉동 헌혈의집에는 지난달 25일 티메프 사태가 발발한 후 전날까지 10여명이 해피머니 상품권 89장을 교환했다.

일부 시민들은 도서나 쇼핑, 게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던 해피머니 상품권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없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헌혈의집 간호사 A씨는 “영화관람권이나 커피교환권은 목적이 정해져 있어서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한 해피머니 상품권이 당연히 인기가 많았다”며 “최근 교환하러 온 헌혈자들은 오랫동안 헌혈을 하다 집에 대량으로 쌓아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해피머니 상품권이 기념품에 없다면 헌혈 관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구 광천동 헌혈의집에도 오전 동안 3명의 시민이 44장의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을 커피·영화·편의점 상품권으로 교환했다.

헌혈을 하러온 시민들도 해피머니 상품권이 기념품에서 제외되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경주씨(21)는 “온·오프라인에서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한 해피머니 상품권을 평소 자주 애용했는데 받지 못해 아쉽다”며 “젊은 세대들은 상품권을 못받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혈액원은 큐텐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헌혈 기념품에서 해피머니 상품권을 제외했다.

광주·전남 적십자사는 올 상반기에만 △5,000원권 4만여매 △8,000원권 2,000매 등 총 2억 1,600만원의 상품권을 구매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회수한 해피머니 상품권은 △5,000원권 691매 △8,000원권 25매 △1만원권 1매로 등 717매(366만 5,000원)로 집계됐다.

이날 기준 광주·전남혈액원이 보유 중인 해피머니 상품권은 △5,000원권 1만 624매 △8,000원권 462매 △1만원권 279매 등 5,960만 6,000원으로 파악됐다.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상품권 폐기는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어 수량 파악 후 중앙본부 지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13일 오전 헌혈의집 전대용봉센터 입구에 ‘해피머니 문화상품권’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13일 오전 헌혈의집 광주터미널센터를 방문한 시민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