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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 희 상
2015년 01월 09일(금) 00:00
“사람꽃 연작 500인물상 완성할 겁니다”

‘희로애락’ 소중한 삶의 표정 형상화
광주롯데갤러리 ‘사람꽃’ 전시 반향
“인물상 완성 위해 다시 작업에 몰두”

지난 연말 롯데갤러리에서는 특별한 초대전이 열렸다. 조각가 김희상의 ‘사람꽃-희로애락’ 전이 그것이다.
희로애락이 투영된 인물 각각의 표정, 각기 다른 손 동작, 자세 등 따뜻한 사람냄새로 가득한 60여점의 인물상은 조각가인 김희상 작가의 13년만의 전시이자 광주에서 열린 첫 개인전이었다.
점토로 만든 인물상을 장작가마에 무유소성한 작품 60여점과 도자기법으로 제작한 판각도판 부조작품 등 전시를 통해 공개된 작품들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작가의 초대에 공을 들인 롯데갤러리 고영재 큐레이터는 “연말을 맞아 조용히 되돌아 볼 수 있는 따뜻한 전시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사람의 소중함을 강조해 사람꽃이라 이름붙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사람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했다. 작가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작품에서 인간미와 어울림의 미학을 이야기 했다.


지난 2009년 열린 ‘창너머의 세상’전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접한 광주롯데갤러리는 작가에게 인물상으로 개인전을 제안했다.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흐른 후 작가의 인물상이 세상 사람들에게 소개되기 까지 작가는 화순 폐교의 작업실에서 오로지 작업에만 몰두했다.
지난 6일 찾은 화순 도곡의 옛 초등학교 폐교건물에 자리한 작가의 작업실은 인상적이었다.
폐교된 지 20년된 단층의 옛 건물. 운동장을 지나 다다른 현관에는 두 개의 가마가 있었다. 가스가마와 장작가마다. 장작가마로 구워야 다양한 색깔이 나온다고 설명하는 작가는 사실 그동안 장작가마가 없어 작품만 계속 만들어 오다가 1년 전 지인의 도움으로 새 가마를 들여놨다고 말했다.
폐교 안 작업실에는 1월초 전시를 마치고 돌아온 60여점의 인물상을 비롯, 다양한 인물상과 작가의 손으로 빚어낸 수많은 공예품들이 가득했다.
가식 없이 파안대소하는 사람, 깊은 염려에 빠져있는 시무룩한 얼굴, 일상의 재잘거림을 재현한 듯한 몇몇 무리의 담소, 순간의 사색에 잠겨있는 이, 어떠한 일에 성노하거나 생의 무게에 짓눌려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군중….
다양한 인물상 때문일까. 추운 날씨속 창밖 햇살에만 의지한 실내에는 훈훈함이 가득했다.
“2002년 이후 작업에만 매진했습니다. 민중미술은 나의 뿌리였지만 이제 김희상만의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4~5년 동안 공부하고 절에 답사를 다니며 모작의 기간을 보냈죠.”
작가는 2002년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에 설치된 들불 7열사 추모비 작품 이후 일체의 민중미술 활동을 접었다.
서양화로 대학을 진학해 3학년때부터 조각을 시작한 그는 선배들의 영향으로 민중미술 활동에 참여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 시대상황에서 민중미술은 당연히 참여해야 할 일이었다고 작가는 회고했다.
망월 신묘역 역사체험공간의 5·18마당 대형부조와 서울대 박종철 민주열사 추모비, 연세대 이한열 민주열사 초상부조, 조선대 이철규 민주열사 추모비, 광주비엔날레 김남주 시비 흉상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러던 그는 2002년부터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찾아 나섰고, 2008년부터 인물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불교의 500 나한상을 돌아보며 불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 더 친근감 있게 다가서는 형상을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인물상의 앉아있는 모습은 나한상에서 따온 겁니다. 자유분방하고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인물상 500개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그는 지금의 70여점의 인물상 앞에서 퍼뜩 자신이 70여점을 보는게 아니라 70여점의 인물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0명의 인물상이 완성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돼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생은 희로애락입니다. 그런 테마를 생각하며 인물상을 고민하고 창조할 겁니다.”
그는 다양한 인물 표현을 위해 젊은 시절 스케치 했던 노동자, 우시장 풍경 등을 참조했다. 신문과 TV다큐,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간접경험을 얻고 있다.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사람과 꽃을 붙여 ‘사람꽃’이라 이름 붙였다.
“미술 흐름이 아무리 새로운 것, 융합으로 나아가도 세상이 끝날 때까지 사람이라는 주제는 영원합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재료는 흙이고, 표현형식은 구상입니다. 처음부터 흙이었고 사람이었습니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이제 자신감이 좀 생겼습니다. 2년 정도 집중적으로 인물상 작업에 묻힐 계획입니다. 세상으로 나온 13년이라는 세월만큼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긴 시간의 침잠에서 깨어난 작가가 500 인물상을 완성하는 꿈이 더불어 함께 기다려지는 건 왜일까.
“여기서 멈추면 아무 의미 없겠죠. 지금은 5분의 1도 안되는 작품이지만 500점이 완성되면 이 인물상들은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커다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내가 없더라도 길이 남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겁니다.”

<약력>
▲1964년 강진 출생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졸 ▲개인전 ‘숲으로부터’(2001, 인사갤러리) ▲일백인 개인전(2010, 서울 코엑스) ▲개인전 사람꽃(2014, 광주롯데갤러리) ▲단체전 작은 공간 소소한 즐거움(2013, 광주시립미술관), 남도의 흙 불의 만남전(2009, 동신대 문화박물관), 창 너머의 세상전(2009, 광주롯데갤러리), 오월정신전(2001, 광주시립미술관) 등 다수 ▲광주교대 이경동 한상용 열사 추모비, 곡성 옥과도서관 외벽 테라코타 부조, 광주비엔날레공원 김남주 시비 흉상, 서남대 의과대학 히포크라테스 흉상, 광주 5.18 국립묘지 대형부조, 조선대 이철규 열사 추모비 등 다수.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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