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노기욱 박사의 이순신 따라 걷는 남도길(23) 23일만의 우수영 복귀 |
| 2015년 07월 15일(수)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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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성포서 병참물자 충원…어의도 거쳐 다시 명량으로
이순신은 명량에서 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북상해 당사도, 어을오도(지도읍 어의도), 칠산도, 홍농고지, 고참도(위도), 고군산도, 선유도, 법성포, 어의도를 거처 무릇 23일 만에 우수영으로 복귀했다.
1597년 10월 3일, 따뜻하기가 봄날 같았다. 이순신은 새벽에 고군산도를 출항해 변산에 도착했다. 변산은 위도의 섬들과 아래로 법성포와 접하고 있었다.
이순신은 밤이 되면서 한 시간 거리에 놓인 법성포 선창으로 들어왔다. 지난 9월 19일에도 이 법성포 고을을 거쳐 갔다. 두 번째 유진한 영광 법성포에서 5일 동안 이순신은 병참물자를 충원했다.
법성포 선창에서 이순신은 의병장 임선과 임업 등으로부터 적진의 정보를 전달받았다. 진사출신 나주 의병장 임선과 임업은 무안 해제면 임치진까지 내려가 정보 수집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순신은 법성포에서 병참물자를 충원하면서 육상으로 하선해 적선을 살폈다.
법성포 주변 해역에는 적선의 모습이 탐지되지 않았다. 이순신은 법성포에 순풍이 불어오자 다시 남쪽으로 항진했다. 밤이 되어 어의도에 도착했다. 지난 9월 17일 거쳐갔던 곳. 이순신은 이곳을 21일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오늘날 신안군 지도읍 어의도는 장거리 항해에 거쳐야 하는 주요 항구였다.
1597년 10월 9일, 이순신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후 다시 격전의 명량 현장에 도착했다. 우수영으로 돌아와 보니 성 안팎에 인가라고는 모두 파괴되었다. 일본군은 해남 일대를 무인지경으로 만들었다. 명량 해전에서 참패를 당한 일본군들이 다른 방식으로 보복전을 전개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이순신은 일본어에 능숙하고 일본군 진영에 있었던 전 군수 김종려를 불렀다. 유희춘의 사위인 김종려는 포로의 신분으로 일본군 진영에서 두 달간 머물다가 탈출했다. 보성 회령에서 온 진사 백진남과 지리에 밝은 유생 정조 등을 불렀다. 백진남은 백광훈의 아들로, 조정에서 중국 사신을 만나는 일로 급히 불러갈 정도로 중국어와 정세에 밝았다.
밤이 되자 중군장 김응함이 해남지역을 정찰하고 왔다. 새벽에는 전라우도 응양별도장 우후 이정충 역시 정찰을 마치고 들어 왔다. 일본군이 바깥 섬으로 이동하는 급박한 상황을 보고했다. 10월 11일, 새벽 정탐조를 소집해 해남으로 이순, 박담동, 박수환, 태귀생을 증원해 급파했다. 일본군이 가까이서 접근하고 마을마다 방화로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여러 첩보를 통해 전황이 심각함을 인지하고 다시 우수영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철수 작전을 서둘렀다.
1597년 10월 11일 아침 일찍 서둘러 순풍을 타고 다시 안편도(팔금도, 발음도)로 북상했다. 이순신이 상륙한 안편도는 오늘날 신안군 팔금도가 발음상 가장 유사하다. 이순신은 팔금도에 상륙해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 함대를 은폐할 곳을 살폈다. 중군장과 우치적, 감관 조효남, 전부장 안위, 안골포만호 우수 등이 은폐할 지점을 놓고 작전 회의를 속개했다.
전부장 안위는 김제 백산면 하정리 생건 마을에서 태어났다. 바닷가 지리에 능숙했다. 감관 조효남은 훈련도감 소속으로 바다흙으로 염초를 만드는 화약전문 기술자였다. 오늘날 팔금면 원산리 채일봉에서 열린 작전 회의는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영등포만호 척후장 조계종이 정탐하고 와서 일본군 상황을 보고했다. 일본군은 조선수군을 ‘몹시 싫어한다’고 하였다. 일본군은 조선수군을 두려운 존재로 인식했던 것이다. 포로로 잡혔던 이희급의 부친 역시 일본군이 진군로를 보고했다. 이순신은 이곳 바다에서 16일간을 체류하며 외로운 심정을 시로 달랬다.
‘밤 바닷바람 훈풍의 바람결은 봄인 것만 같다/아지랑이 밤하늘에 수를 놓지만 곧 가을비가 쏟아져 나릴 것만 같다/초저녁 달빛만이 유난히 빛난다/차가운 밤바다는 비단결만 같다/지치고 외로운 몸 봉창에 곁에 앉았다/시름에 겨운 마음 갈기갈기 찢어진다.’
1597년 10월 13일, 이순신은 우수영으로 보낸 정찰선이 오지 않자 더욱 시름에 잠겼다. 기다리던 정찰선도 5일 만에 돌아왔다. 정찰 임무를 수행한 탐망선에 임준영이 함께 복귀했다.
임준영은 “해남지역에서 분탕질하며 농성하던 일본군은 모두 도망쳤다”고 전했다. 영광 법성포에 조정에서 내려온 선전관 4명이 도착했다는 보고도 연이어 받았다. 이순신은 시름을 뒤로 하고 선전관 접견과 다시 우수영을 복구할 방안을 장계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문화재학박사·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순신은 명량에서 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북상해 당사도, 어을오도(지도읍 어의도), 칠산도, 홍농고지, 고참도(위도), 고군산도, 선유도, 법성포, 어의도를 거처 무릇 23일 만에 우수영으로 복귀했다.
1597년 10월 3일, 따뜻하기가 봄날 같았다. 이순신은 새벽에 고군산도를 출항해 변산에 도착했다. 변산은 위도의 섬들과 아래로 법성포와 접하고 있었다.
이순신은 밤이 되면서 한 시간 거리에 놓인 법성포 선창으로 들어왔다. 지난 9월 19일에도 이 법성포 고을을 거쳐 갔다. 두 번째 유진한 영광 법성포에서 5일 동안 이순신은 병참물자를 충원했다.
법성포 선창에서 이순신은 의병장 임선과 임업 등으로부터 적진의 정보를 전달받았다. 진사출신 나주 의병장 임선과 임업은 무안 해제면 임치진까지 내려가 정보 수집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순신은 법성포에서 병참물자를 충원하면서 육상으로 하선해 적선을 살폈다.
법성포 주변 해역에는 적선의 모습이 탐지되지 않았다. 이순신은 법성포에 순풍이 불어오자 다시 남쪽으로 항진했다. 밤이 되어 어의도에 도착했다. 지난 9월 17일 거쳐갔던 곳. 이순신은 이곳을 21일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오늘날 신안군 지도읍 어의도는 장거리 항해에 거쳐야 하는 주요 항구였다.
1597년 10월 9일, 이순신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후 다시 격전의 명량 현장에 도착했다. 우수영으로 돌아와 보니 성 안팎에 인가라고는 모두 파괴되었다. 일본군은 해남 일대를 무인지경으로 만들었다. 명량 해전에서 참패를 당한 일본군들이 다른 방식으로 보복전을 전개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이순신은 일본어에 능숙하고 일본군 진영에 있었던 전 군수 김종려를 불렀다. 유희춘의 사위인 김종려는 포로의 신분으로 일본군 진영에서 두 달간 머물다가 탈출했다. 보성 회령에서 온 진사 백진남과 지리에 밝은 유생 정조 등을 불렀다. 백진남은 백광훈의 아들로, 조정에서 중국 사신을 만나는 일로 급히 불러갈 정도로 중국어와 정세에 밝았다.
밤이 되자 중군장 김응함이 해남지역을 정찰하고 왔다. 새벽에는 전라우도 응양별도장 우후 이정충 역시 정찰을 마치고 들어 왔다. 일본군이 바깥 섬으로 이동하는 급박한 상황을 보고했다. 10월 11일, 새벽 정탐조를 소집해 해남으로 이순, 박담동, 박수환, 태귀생을 증원해 급파했다. 일본군이 가까이서 접근하고 마을마다 방화로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여러 첩보를 통해 전황이 심각함을 인지하고 다시 우수영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철수 작전을 서둘렀다.
1597년 10월 11일 아침 일찍 서둘러 순풍을 타고 다시 안편도(팔금도, 발음도)로 북상했다. 이순신이 상륙한 안편도는 오늘날 신안군 팔금도가 발음상 가장 유사하다. 이순신은 팔금도에 상륙해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 함대를 은폐할 곳을 살폈다. 중군장과 우치적, 감관 조효남, 전부장 안위, 안골포만호 우수 등이 은폐할 지점을 놓고 작전 회의를 속개했다.
전부장 안위는 김제 백산면 하정리 생건 마을에서 태어났다. 바닷가 지리에 능숙했다. 감관 조효남은 훈련도감 소속으로 바다흙으로 염초를 만드는 화약전문 기술자였다. 오늘날 팔금면 원산리 채일봉에서 열린 작전 회의는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영등포만호 척후장 조계종이 정탐하고 와서 일본군 상황을 보고했다. 일본군은 조선수군을 ‘몹시 싫어한다’고 하였다. 일본군은 조선수군을 두려운 존재로 인식했던 것이다. 포로로 잡혔던 이희급의 부친 역시 일본군이 진군로를 보고했다. 이순신은 이곳 바다에서 16일간을 체류하며 외로운 심정을 시로 달랬다.
‘밤 바닷바람 훈풍의 바람결은 봄인 것만 같다/아지랑이 밤하늘에 수를 놓지만 곧 가을비가 쏟아져 나릴 것만 같다/초저녁 달빛만이 유난히 빛난다/차가운 밤바다는 비단결만 같다/지치고 외로운 몸 봉창에 곁에 앉았다/시름에 겨운 마음 갈기갈기 찢어진다.’
1597년 10월 13일, 이순신은 우수영으로 보낸 정찰선이 오지 않자 더욱 시름에 잠겼다. 기다리던 정찰선도 5일 만에 돌아왔다. 정찰 임무를 수행한 탐망선에 임준영이 함께 복귀했다.
임준영은 “해남지역에서 분탕질하며 농성하던 일본군은 모두 도망쳤다”고 전했다. 영광 법성포에 조정에서 내려온 선전관 4명이 도착했다는 보고도 연이어 받았다. 이순신은 시름을 뒤로 하고 선전관 접견과 다시 우수영을 복구할 방안을 장계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문화재학박사·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