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위로·예술‘양림정신’ 알리고 싶어”

한희원미술관 개관 한달…양림동 주제 개관전
“누구나 찾아와 쉴 수 있는 마을 사랑방 됐으면”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 양림동에 새로운 명소가 탄생했다. 양림오거리에서 이장우 가옥을 지나 최승효 가옥으로 가는 고즈넉한 골목길인 양촌길. 한희원 미술관이라고 쓰인 흰 문패보다도 건축용 철판인 아르방을 이어붙여 만든 대문과 고풍스레 단장한 한옥이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곳.
‘양림동의 화가’ 한희원(60)씨가 올 봄 미술관 터를 분주히 물색하더니 몇달여에 걸친 리모델링을 거쳐 화가의 미적 감각과 양림동의 분위기가 오롯이 조화를 이룬 미술관으로 탄생시킨 곳이다.
화가의 이름을 내건 ‘한희원 미술관’은 개관 한달여, 미술 애호가들과 양림동을 방문하는 이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고 있다. 27일까지 미술관에는 1,5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양림동은 예향과 의향인 광주정신의 중요한 모태가 된 뿌리 같은 곳입니다. 이 미술관은 어린시절 나의 예술적 자양분이 됐던 양림동에 빚을 갚은 마음으로 마련한 일종의 헌사입니다. 양림동에 오면 들러보고 싶은 곳, 양림정신과 관련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 나가겠습니다.”
작가는 대문에 ‘사랑, 위로, 예술의 마을 양림동에 방문하심을 감사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써 붙였다.
양림동은 작가에게 고향이자 정신적인 토대를 이룬 뿌리 같은 곳이다.
송정동 출신인 그는 10살 무렵 양림동으로 이사해 20년 동안 살았다. 양림동은 ‘다형’ 김현승 시인 등 많은 예술인을 배출했고, 광주 최초의 공연장인 오웬기념관 등 근대 문화의 정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그는 2003년 남구종합문화예술회관 개관 기념 초대전이 양림동을 주제로 한 미술전으로 치러진 뒤, ‘굿모닝 양림’ 축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양림동의 가치를 널리 알려왔다.
“예전에 살던 집은 없어졌지만, 내가 살던 바로 옆집이 소설가 문순태 선생의 집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대학시절 문순태 선생의 집에 무턱대고 들어가 차 한잔 달라고 한 것이 인연이 돼 문 선생이 ‘타오르는 별’을 신문에 연재할 때 1년간 삽화를 그리는 등 인연을 맺었다”고 회고했다.
오래 전부터 양림동에 미술관 하나를 열고 싶은 꿈을 가졌던 그는 올초 한옥을 매입, 3개월여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꿈이던 미술관을 오픈했다.
공사현장에서 쓰는 철제 구조물을 주워 대문을 만들고 한옥 골조를 그대로 살려 고풍스런 멋을 살리느라 공사기간은 짧지 않았다.
지금 미술관에서는 개관전으로 양림동의 어제와 오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가의 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작들은 1970년대 모습부터 최근까지 양림동의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소품 위주로 교체 전시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이 미술관을 기존 전시와는 달리, 양림동 역사와 문화 관련 전시나 자신의 작품 중 양림동 관련 작품들을 주로 선보이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양림동을 방문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개방적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작가는 “양림동을 찾는 많은 분들이 커피도 마시고 작품도 보며 휴식도 취하며 편안한 장소가 됐으면 한다”며 “누구나 쉽게 찾아와 쉴 수 있는 마을의 사랑방 같은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희원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062-653-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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