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호 남구청장과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더민주 광주시 지역위원장 후보 공모에 응한 사실이 새나와 한때 뉴스를 탔었다. 이들은 2년 후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도전장을 내밀었을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정설이다. 광주시장 출마설이 꾸준이 나도는 국민의당 장병완·김동철 의원은 공교롭게도 두청장과 동일 선거구다.
4월총선때 물갈이 여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대구와 광주였다. 특정당 공천만 받으면 자질에 관계없이 당선된데 따른 반발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광주는 물갈이 여론이 70%를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으로 변신해 본선에 출전한 광주현역들은 싹쓸이 민심을 타고 모두 당선됐다. 그중 몇몇은 확실한 물갈이 대상으로 꼽혀 신인 탄생 기대를 키웠지만 결과는 엉뚱했다. 광주시민의 특수한 표심 덕에 ‘기사회생’의 천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자유경선 인물가치 근원적 훼손

‘기사회생’의 기적을 만들어낸 광주의 특수 표심이 두 청장의 지역위원장 도전 심리를 부추겼이라는 분석이 나돈다. 달리 표현하면 그들은 국민의당 후보가 광주시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시민의 물갈이 여망에 역행한 의원이 나온다해도 그럴것이라는 믿음도 깔려있었을 것이라는 비약적 견해도 끼어든다. 작대기만 꽂아도 싹이날 것이다, 아니다라는 담론을 불러일으킬만 하다. 베팅 유혹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분석이다.
베팅 흥행의 조건은 대권 쟁취와 정당 지지세, 그리고 인물론이다. 4월 총선에서 나타난 싹쓸이 지지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국민의당 후보 쪽에 걸 것이다. 반면에 더민주의 지지여론이 월등이 앞선다면 선택 심리가 역전할 수도 있다. 어느쪽이 대권을 잡느냐도 비중 있는 선택조건이다. 더민주 후보군 중 국민의당보다 나은 인물이 존재하느냐는 조건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거론되는 더민주 인사들만 놓고 평가하면 비교우위 점수를 주기 어렵다. 지역여론이 절망적인가 하면 이미 긍정 가치가 당선 기대수준 이하로 추락해 버린 인물도 존재한다. 그렇더라도 자유 경선 방식을 택한다면 물망에 오른 후보군에서 승자가 나올 확률은 긍정만을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베팅조건을 따지다보면 양 진영의 예상후보들이 광주시민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인물들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최상의 대안은 컷오프 거치는 것

광주시민의 보편적 지자체 단체장상은 정직과 청렴으로 무장한 솔선수범 형이다. 장난치는데 천재적 재능을 발휘한 행정의 달인에게 진절미가 난 탓이 크다. 그런 인식을 깔고 있으면서도 때가되면 또다시 선택의 기본 조건을 망각한 채 특정 당을 향한 묻지 마 투표 지병은 도지고 만다.
민주, 평화, 인권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고질병을 막기 위해서는 함량미달 후보가 경쟁대열에 끼어들 수 없도록 촘촘한 스크린 망을 구축하는 것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경선이 만능이 아니라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민심에 반하는 선거꾼들이 선출직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자유경선이 주범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유 경선판에 조작 헛점이 있는 여론조사와 내편에 유리한 조직이 동원되는 전례를 우리는 이미 지켜보았다.
현재의 선거풍토에서 옥석 구별 없이 기회가 주어지는 자유 경선은 최고의 가치창출을 가로막는다. 자유경선은 인물가치를 근원적으로 훼손한다. 필연적으로 민심 왜곡화도 가져온다. 인물 됨됨이와 민심의 진정성이 배제된 채 여론조사와 조직의 우월성만이 실질적 평가 척도가 되어버린데 따른 부작용이다. 광주시장의 경우, 100% 자유 경선방식이 적용된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악한 전례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100%다.
광주시장 선거를 위한 최상의 대안은 컷오프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컷오프에서 수준 미달 인물을 걸려낸 후 경선에 부친다면 경선을 탓할 이유가 없다. 복수 인물이 없다면 차선책은 당연히 전략 공천이다. 객관적 평가 보장이 전제된다면 전략 공천을 터부시 할 것도 아니다. 비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광주시의 부패고리를 끊는 길을 터준것도 전략 공천 용단 덕분이었다. 전략적 선택지역에서는 후보선정의 유연성 컨셉트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