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게 도대체 무엇이옵니까?”




그렇다고 미친년처럼 죄다 발가벗고 임돌에게 한번 끓는 욕정을 불태워 보자고 마구잡이로 달려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랬다가 임돌에게 퇴짜라도 맞는 날에는 설화는 완전히 패배자가 되고 말 것이 아닌가!
그렇게 끙끙 앓으며 임돌과 묘막에서 기거하기를 보름째가 되는 날 밤, 설화는 아마 임돌은 남성이 애초부터 없는 사내 즉 고자려니 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날 밤 설화는 임돌의 남성을 확인해 볼 굳은 결의를 했다. 임돌이 묘막에 들어와 잠자리에 눕자 설화는 임돌에게 거머리처럼 착 달라붙었다.
밤이 깊어지자 지난 밤 보다도 더 대담하게 임돌에게 부드러운 속 살갗을 들이밀며 노골적으로 덤비었다. 그래도 임돌은 설화의 몸을 이리저리 뿌리치고 피해가며 구석지에 몰려 칼잠을 자는 것이었다.
설화는 도무지 아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정말 고자인지 아닌지 그 남성을 확인해볼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극단적인 결심을 한 것이다.
한번 크게 뒤채다가 어느 순간 임돌이 몸을 길게 드러눕자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손을 잽싸게 놀려 임돌의 바짓가랑이 사타구니 가운데를 설화는 덥석 더듬어 손아귀로 움켜쥐었다.
학문과 지조가 높다는 저 갓 쓴 선비나 돈 많은 부자나 명성 드높은 관리에서부터 하물며 도를 닦는다는 머리 깎은 중들에 도통했다는 도인들까지 조선팔도의 사내란 사내는 모조리 사족을 못 쓰고 달려드는 조선 천하의 미색 이 설화를 무엄하게 거부하고 마다하다니 저 임돌의 가운데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헐렁 밋밋한 고자여야 했다.
그런데 아뿔싸! 거기 정말 커다란 나무 기둥처럼 길고 빳빳한 것이 딱딱하게 손안 가득 잡히는 것이 아닌가!
“어 어마! 이이 이… 커 커다란 이 이게 도대체 무엇이옵니까?”
설화가 손안 가득 넘치는 빳빳한 임돌의 그것을 움켜잡고 그와 같은 물건은 난생 처음이라는 듯 깜짝 놀란 목소리로 ‘그럼 그렇지!’ 하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아아! 그 그것은… 저 저 저의 오오… 오줌 물건입니다.”
임돌이 설화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하며 놀라 말했다.
“그 그런데 왜 이렇게 돌장승처럼 크고 빳빳합니까?”
“으 으음! 그 그것은… 보 본시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랬습니다.”
임돌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설화는 임돌이 얼마나 강인한 참을성을 지니고 있는 사내인지를 순간 깨달았던 것이다. 설화는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쳤다. 설화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흘리며 임돌에게 말했다.
“소녀, 임돌님께 죽을죄를 졌습니다. 지극정성으로 부모님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에 깊이 탄복했습니다. 임돌님의 그 지극한 마음을 의심하여 업신여기고 시험을 한 소녀를 용서해 주십시오.”
“낭자, 전들 어찌 사내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부모 잃은 슬픔을 당한 중에 짐승처럼 마구 몸을 놀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미안합니다.”
임돌이 말했다. 설화는 임돌과 그렇게 아무 일 없이 하룻밤을 그것에서 자고 다음날 임돌의 묘막을 나왔다. 과연 임돌이 참된 효자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설화는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깊이 결심한 채 부리나케 왕이 있는 한양으로 향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