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헌(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지금 호남 문턱은 대선주자들의 잦은 발걸음으로 닳아 헤질 지경이다. 대통령탄핵으로 인한 조기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주자들의 ‘호남민심쟁탈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 안희정, 안철수, 이재명, 천정배, 손학규, 최성 등 야권 주자들은 물론 유승민, 남경필 등 여권성향 주자들 까지 앞다퉈 호남을 찾고 있다. 너도나도 5·18민주화운동과 광주정신을 들먹이며 지역발전을 공약하고 있으며, 자신이 국가와 호남발전의 적임자임을 읍소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내세우는 건 이젠 고전 방식이다. 그러나 이를 보는 지역민들의 심사는 불편하고 냉소적이다. 선거때만 되면 반복되는 식상한 행태가 또다시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를 얻기위해 광주정신을 얘기하고 무엇이든 다 해 줄 것처럼 공약을 남발하는 주자들의 행태가 곱지 않기 때문이다. ‘소외해소’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경쟁적으로 정치성 구호에만 매달리는 그들의 모습이 가소롭고 식상하다는 얘기다.


해법 보다 정치적 공약 난무

호남은 그사이 선거때마다 역사적 선택을 해왔다. 지역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고비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왔으며, 이같은 호남의 선택이 곧바로 결과로 이어져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광주를 통한 대선승리 이며, 지난해의 총선결과다. 실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호남의 지지를 받아 대권을 거머쥔 대표적 사례다. 그가 대선에 출마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2002년초 그의 지지율은 미미하기 그지 없었다. 전국지지율은 물론 호남지지율 또한 한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그런 그가 광주경선에서 승리를 거머 쥐면서 민주당후보가 됐으며, 결국 대통령에 당선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해 총선은 또 어떤가. 민주당의 퇴행적 친노 패권주의에 실망한 호남민심이 신생정당 국민의 당을 선택하므로써 전국적 선거판도를 바꿔 놨으며, 의회권력을 야권으로 가져오는 역사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 두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호남민심을 받들지 못하는 주자는 본선은 물론 예선에서 조차 승리 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그런의미에서 야권주자들에게 호남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요충지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최근 출사표를 던진 야권주자들은 물론 여권주자들까지도 호남을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주자들의 애타는 구애에도 불구 호남민심은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과거 될만한 야권주자에 모든 정성을 쏟아부었던 일방적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생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관망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한 선택지를 놓고 들여다 보고 있는 형국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이야 말로 지역은 물론 나라를 위해 정말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때만 되면 표을 얻기위해 애걸하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외면’하는 그들의 습성을 간파한지 오래며, 이같은 ‘정치꾼’보다는 진정으로 실천하는 지도자를 선택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심판이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 다음달 초면 그 결과가 국민앞에 발표된다. 모든 국민의 염원처럼 이 ‘막장드라마’가 종영을 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이번에야 말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 할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소외해소’ 실질적 대안 내놔야

그 선택의 키를 호남민심이 쥐고 있다면 그 키는 호남의 가치를 실현하고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는 지도자를 가려내는데 써야 한다. 이번 국정농단사태로 드러난 국가적 적폐를 해소하고 민족정기를 제대로 세우는 지도자, 국가적 미래비전을 실천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아울러 역대 정권에서 차별받고 소외 받아온 호남을 위해 무슨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최소한 광주전남의 소외를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광주의 아픔인 5·18진상을 명백히 규명 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