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의 섬 진도’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바닷길에서 열리는‘진도 신비의 바닷길축제‘ 구경해볼까
회동마을 수호신 뽕할머니와 용왕에게 풍년 기원하는 풍신제도 함께


글·사진 박재완 작가

“고려시대에 진도 땅에서는, 세계 5/2를 점령했던 몽고제국과 당당하게 ‘맞짱’ 떴던 삼별초(三別抄)란 군대가 있었던, 항몽의 역사 땅, 그리고 조일전쟁에서 이순신 장군은 진도 사람들이 도움이 없었다면, 13척의 신화 명량대첩(鳴梁大捷)도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며, 이어지는 끈질긴 민초들의 동학농민혁명에서도 珍島人들의 저력을 발휘 했다.”

진도는 보배의 섬이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역사적 의미가 귀중 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나라의 침략을 받아왔었다. 고대의 가장 강성한 왕국이었던 고구려(高句麗)의 수.당 전쟁을 비롯해서 근대의 일본의 침략까지, 그리고 고려시대 이전까지 수많은 이민족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결코 무릎 꿇지 않았던 민족이었던 우리가 고려(高麗)시대에 몽고의 침략에 의해 치욕스런 강화조약을 맺고 결국은 속국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치욕적인 상황 하에서 끝까지 자주 항전의 의지를 불태운 군대가 있었다.
“고려시대에 진도 땅에서는, 세계 5/2를 점령했던 몽고제국과 당당하게 ‘맞짱’ 떴던 삼별초(三別抄)란 군대가 있었던, 항몽의 역사 땅, 그리고 조일전쟁에서 이순신 장군은 진도 사람들이 도움이 없었다면, 13척의 신화 명량대첩(鳴梁大捷)도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며, 이어지는 끈질긴 민초들의 동학농민혁명에서도 珍島人들의 저력을 발휘 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뒤에는 철저한 보복의 아픔을 곱씹어야 했다. 삼별초군이 진압되자 진도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몽고로 끌려가야 했으며, 일본은 조선을 강제 합병시킨 후 오래전 명량대첩의 악몽을 떨치려고, 그들은 철저하게 진도 사람들을 핍박 속에 견디어야 했다. 이런 모든 것들이 恨서린 문화 예술로 승화 되여 특구로 지정 된 것 같다.

진도에는 매년 이른 봄에 열리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4월26일~29일까지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약 2.8km의 바닷길에서 열린다. 회동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바닷길이 가장 크게 열리는 봄가을 그믐과 보름 때 회동마을의 수호신인 뽕할머니와 용왕에게 어업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신제(風神祭)가 있었다, 회동마을 사람들이 이것을 ‘영등살’이라 부르며 동내잔치로 이어오다가 1971년부터 1975년까지 주한 프랑스 대사를 지낸 피에르 랑디(Pierre Landy)가 진도에서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상을 목격하고 1976년 프랑스 신문에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소개 하였으며, 1977년 일본 TBS-TV에서 회동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촬영하고, 일본 NHK-TV가 세계 10대 기적으로 소개하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이목이 집중되면서, 지금은 최고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뽕할머니 전설은, 오래전에 손동지(孫洞知)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를 가전 중, 진도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났다. 배가 부서져서 할 수 없이 ‘호동(지금의 회동마을)’이란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호랑이들이 우글거리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호동(虎洞)이었다. 후손이 늘고, 또한 더 이상은 살 수 없을 만큼 호랑이들의 습격이 심해지자 모두 마을을 떠나서 바로 앞섬인 모도로 건너가기로 했다. 그런데 조그만 떼배로 건너려다 보니 자리가 부족하여, 할 수 없이 나이 많은 뽕할머니를 남겨놓고 모두 모도로 피난을 가게 된다.
호랑이가 우글거리는 빈 마을에 남게 된 뽕할머니는 날마다 뿔치 바위에 나가서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용왕님께 간절하게 빌었다. 어느 날 용왕이 꿈에 나타나, 2월 그믐사리 때 무지개를 바다에 내리니, 무지개를 밟고 섬으로 들어가라고 선몽을 한다.
뽕할머니는 2월 그믐사리 때가 되자 서둘러 바닷가로 나가서는 모도를 바라보며 용왕님께 무지개를 내려달라고 간절한 기도데, 순간 바다가 갈라지면서 갯길이 드러났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미 기력이 다 쇠진하여 갯길을 따라서 섬으로 건너갈 수 없었다.
그즈음 모도로 건너갔던 사람들은 먹을 물이 부족하여 다시 호동으로 돌아오려고 준비를 하던 차, 그런데 갑자기 바닷물이 양편으로 갈리면서 길이 열리자, 필시 하늘에서 자신들을 가엾게 여겨서 길을 만들어준 것이 분명하다며. 건너면서 혹시나 호랑이가 덤벼들까 무서워서 꽹과리와 북 장구를 치며, 호동마을로 건너오면서 기진맥진 한 뽕할머니를 극적으로 만난다, 할머니는 "나의 기도로 바닷길 열려 너희들을 만났으니 이젠 한이 없다"는 말을 남긴 채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뒤에야 바닷길이 뽕할머니의 간절한 정성으로 열린 것을 알았다.
뽕할머니가 신령이 되어 올라갔다고 해서 영등신(靈登神)이라고 하고,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회동(回洞)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진도향토문화전자대전-「뽕할머니 전설」에서) 그 후 회동 마을 후손들은 뽕할머니 추모하기 위한 마을제사 영동제가 봄가을에 열렸던 것이 국제적 축제로 발전 되었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 39호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2014년에 등재된 진도소포걸군농악(珍島 素浦 乞軍農樂)은 소포마을의 공동체적인 삶에서 현재도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임진왜란에 유래를 둔 내력과 도둑잡이 등의 풍물특색, 그리고 상쇠의 계보가 갖추어져 남해안 마을굿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예술성과 체계적 구성이 돋보이는 민속예술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1922년부터 공연 기록이 확인되며 1964년 소포걸군농악단으로 설립하여 남도문화제, 영등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전수하고 있다.이런 문화가 전수 되는 과정 속에 이어지는 흐름을 추적하다, 필자는 우연하게 진도로 유배 왔던 정조 시대 탁문한(卓文漢)이란 걸쭉한 인물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를 만나고 싶어진다. 탁문한 또는 문환(文煥)은 누구인가. 정조 시대에 활약한 탁문한은 연희(演?)공연예술가다. 흔한 이야기로 ‘딴따라’ 인 것이다. 조선 시대에 반가(班家)출신이 천민이나 하는 공연예술을 한다는 것은 그 시대에는 용납 되지 않은 획기적인 사건 이였다.

“심능숙(沈能淑, 1782～1840)이 기술한 ??후오지가(後吾知可)??에 실린 ?탁문한기실(卓文漢紀實)?에는 ‘그의 집안이 대대로 녹봉을 받는 관직을 받았으며, 임금으로부터 은사를 받아 자헌대부(資憲大夫)에 올랐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며, 또한 “사람됨이 기량과 국량이 뛰어났고 기가 세어 날래고 사나웠다. “어릴 적부터 검무에 통달하였다. 회풍낙화지상(廻風洛花之狀: 회오리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는 모양)을 할 줄 알았는데, 세상에서는 김광택이 죽은 지 백년 만에 탁문한이 그 신기함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느 날, 검술에 자신감을 가져 산붕의 연희장에 갔을 때 검무를 추는 자가 기예가 졸렬하여 형세를 타지 못하는 것을 보고 탁문한이 그 자리에서 검술을 혹평했는데 좌우 사람들이 눈을 흘겼다. 탁문한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곧장 검을 빼앗아 소매를 치고서 기세가 등등하게 춤을 추었다. 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집안사람들이 부끄럽게 여겼다. 그 후에 문득 술 마시는 것도 끊고 행동도 바꿨다”
그는 검술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으며, 탈춤뿐 아니라 검술과 검무에도 뛰어났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민 출신으로 검술과 각종 조형물을 만드는 솜씨가 뛰어난 장인(匠人)으로도 이름을 날렸던, 탁문한은 중국에서 사신이 왔을 때 행하는 공연예술인 나례(儺禮)에서 공을 세운 명분으로 종2품의 가선대부(嘉善大夫)라는 품계까지 하사 받았다. 그 시대 걸쭉한 공연문화 예술계 거목 의 진도 유배생활에서 끼친 영향을 학문적 연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