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송정역 개선책 없나
(중) 환승 위주 대중교통 시스템

송정→서울 1시간 30분·광주→송정역 1시간 이상
직통버스 노선 부족 대부분 환승이용 시간 허비




광주 북구 두암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A씨는 직업상 서울 출장이 잦은 편이다. 한달 평균 2번꼴로 가는 출장은 곤욕이다. 송정역으로 가는 길이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 가는 것 보다 힘든 일이 됐기 때문이다.
오전 출근 시간에 맞춰 열차를 타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편하긴 한데 주차장 면수가 부족한 송정역 상황을 감안하면 아예 엄두도 못 낸다. 버스를 타려 해도 송정역까지 직통버스가 없는 탓에 환승을 해야 한다. 이러다 보면 1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지하철을 타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 결국 대중교통 중 가장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택시를 이용한다. 2만원에 가까운 요금을 내고 송정역으로 가는 게 너무 부담스럽기만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다.

최고 시속 300km이상의 속도로 내달리는 고속열차(KTX·SRT)덕에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는 시간은 단축됐지만 광주 송정역으로 가는 속도는 되레 느려지고 있다.
현실과 맞지 않은 시내버스 노선 운영과 환승위주의 교통시스템 탓에 송정역까지 접근성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송정역으로 향하는 버스 직통 노선은 20개 정도다. 지역 전체 버스 노선 101개 가운데 약 21% 규모다. 하루 평균 160대 버스가 약 1,409회 정도 운행하고 있다.
지하철은 1일 240회, 농어촌 버스의 경우엔 3개 노선 56대의 버스가 일 평균 397회 운행하고 있다. 마을버스도 2개 노선 2대 25회 가량 송정역으로 시민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여기에 광주역에서 출발하는 광주역-송정역 구간 무궁화호 셔틀열차도 30회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표면상 지역 내에서 송정역으로 가는 버스 등 교통편은 결코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송정역으로 향하는 대중교통 시스템 대부분이 환승 위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송정역 고속열차 개통 이후(2015년 4월 기준) 신설 노선은 조선대~문화전당~광주역~전남대~경신여고~상무지구~광주송정역을 운행하게 될 ‘좌석 02번’과, 첨단~수완지구~광주여대~아리랑고개~영광통~송정역 구간의 ‘송정 33번’ 2개 뿐이다.
연장 노선 역시 (진월 75번, 공항 1,000번 등) 4개에 불과하다. 나머진 기존에 운행하던 노선이다.
더욱이 현재 운행중인 송정역 직통 버스 노선 20개 중 송정역과 거리가 가까운 광산구 지역 위주로 편제된 노선은 8개에 달한다. 거리가 먼 북구(4개 노선), 남구(2개 노선), 서구(4개 노선), 동구(2개 노선)와 비교할때 월등히 많다. 2개 노선을 운행중인 마을버스도 광산구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목적형 버스다.
거리가 먼 지역에 우선 배정돼야 할 송정역 직통버스 노선이 정작 가장 가까운 광산구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송정역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갈아타거나, 인근 지하철 역까지 따로 이동하는 수고로움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동하는 시간 만 1시간 이상씩 소요된다.
송정역 주차장 역시 공간부족으로 자가용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 상황에서 급한 용무나, 출장시간에 쫓기는 시민들은 결국 비싼 택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송정역의 경우 고속철도 개통 이전 최대 5,000여명에 불과한 이용객이 현재는 최대 1만 6,000명에 달할 정도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현행 환승 위주 시스템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송정역에서 KTX를 탈 경우 광주-서울 구간이 약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광주시내에서 송정역까지 가는 데 1시간 넘게 걸리는 현재 대중교통 시스템은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와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시내버스 노선개편 용역에서 송정역에서 북구지역을 빠르게 연결 할 수 있는 급행버스 노선을 검토했으나 이용수요가 적고 경제성이 낮아 급행버스 신설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이런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