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동화작가의 그림이야기


앤서니브라운의 돼지책 가족의 의미를 찾다
가족의 달 5월 맞아 그림책 통해 엄마와 가족공동체 소중함 되새기는 기회
2001년 출간이후 독자들의 사랑 받아 한국에서만 100판 인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다 엇비슷하다.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 나름대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첫 번째 문장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우리의 가정은 어떠한가?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문장이다.
푸르른 오월에 각각의 가정도 행복한 집이었으면 해서 앤서니브라운의 돼지책이라는 그림책을 소개해본다. 앤서니브라운은 영국작가로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그림책 작가이며 많은 그림책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앤서니브라운의 그림은 숨은그림찾기가 많으며 가족이야기 그림책이 많은 작가이기도 하다.
돼지책 그림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에 다니는 피곳 씨와 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은 집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아빠는 “여보 밥 줘”, “엄마 밥 주세요.” 엄마 찾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집안일은 모두 엄마 몫이다. 아무도 엄마를 도와주지 않았고 힘들어하던 엄마는 결국 가출을 한다. 돌봐 줄 사람이 없어지자 엉망이 되어버린 피곳씨와 아이들은 돼지로 변하기 시작한다. 가출한 엄마는 집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돼지책은 엄마의 가출이라는 주제와 앤서니브라운이 그림속에 그림을 숨기면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또한 그림책에서 재미있게 보아야할 것은 각 면지마다 돼지로 바뀌어버린 장면을 찾아보는 것도 그림책을 보는 방법이다. 그림과 숨어 있는 그림이 절묘하게 결합된 앤서니브라운의 명작으로 돼지책 그림책을 만남으로 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돼지책 그림책은 2001년 출간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한국에서만 100판이 인쇄되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표지 그림이 바뀌어서 새롭게 그림책을 만나게 한다. 돼지책 그림책은 그림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우리에게 다양한 창의적 사고활동을 전개한다. 표지가 새롭게 이미지화된 돼지책은 엄마가 아빠와 아들 둘을 업고 있는 장면부터 수퍼우먼 엄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엄마 밥줘요.”, “여보 빨리 밥줘.” 하는 대사와 함께 신문을 펼치고 있는데 신문지에서 고릴라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이 프레임은 뭉크의 ‘절규’ 의 그림 이미지를 오버랩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몇 페이지를 넘기면 아빠가 소파에 앉아서 앉아 있는 장면이 있는데 그 집에 걸려 있는 액자를 무심코 지나가기 쉽다. 그런데 액자는 자화상 100여점가운데 렘브란트 화가의 자화상에 아빠의 얼굴이 들어 있다. 렘브란트 화가는 40대쯤에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버지와 렘브란트의 모습은 가부장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림책의 면지를 넘기다 보면 엄마가 빈자리에 벽지의 패턴이 튜율립 꽃에서 돼지로 바뀌기도 하며, 배경 그림 곳곳에 돼지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특히 아빠와 아들이 돼지가 되어 창문을 바라보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처럼 늑대가 창 밖에서 호시탐탐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엄마가 돌아온다. 서로 협력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엄마도 행복했습니다.” 의 다음 면지를 보면 차번호를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세차를 하고 있는 차의 번호를 읽으면서 우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해학적인 면과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에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프레임을 우리는 그냥 지나치기 쉽다. 왜냐하면 그림책을 만나는 성인들은 그림보다는 글 밥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교육과정도 남성과 여성의 일을 나누지 않고 양성평등을 가르치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일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가족의 공동의 협력을 의미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 그림책을 통해 엄마의 자리를 생각해보고 엄마의 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림책은 ‘귀고 듣고 눈으로 보는 책’ 이라고 한다. 언어와 미술이 융합되어 있는 세계에 들어가 재미있는 생각들을 그림책 안에서 만나 보려면 그림책은 이것과 저것의 경계 읽기를 한다면 그림책을 통해 미학과 해학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달, 가족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그림책을 통해 엄마의 소중함과 가족공동체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할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다 엇비슷하다.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 나름대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첫 번째 문장의 의미를 돼지책 그림책을 봄으로써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김 명 화
동화작가
? 그림책 스토리텔러
? 교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