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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그 넓고 깊은 숲...(26) 노들강변

전통을 깨우다

2017년 06월 23일(금) 00:00
'양금'
고대 중동지역에 기원을 두고 있는 악기가 있다. 그 악기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에서 맑고 청아한 소리를 더해주고 있는데 이 악기는 조선후기 학자들의 문집에도 소개되어 있다. 학자들이 연주를 해서 그런지 악보도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조선시대 후기 홍대용은 이 악기 모습을 오동나무판에 쇠줄을 달아 소리가 쟁쟁하여 멀리서 들으면 종(鐘)이나 경(磬)과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이 악기의 소리를 또한 경박하고 날리는 소리로 금(琴)이나 슬(瑟)에 미치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 악기는 바로 사다리꼴 모양을 한 ‘양금(洋琴)’이라 불리는 악기다. 이 악기는 여러지역에 분포하고 있는데 고대 중동지역에서 기원해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세월이라는 시간을 더하며 여러 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이 저마다 달라도 우리가 부르는 ‘양금’에 그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 ‘양금’을 마주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처음 반응과 지금 우리 전통음악 속에서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악기가 되기까지 전통적 악기가 아니라며 배척을 당했을지, 아니면 음만 맞춰놓으면 수준 높은 연주력을 갖추기까지 다른 악기에 비해 그나마 손쉬운 데다 들고 다니기도 편리하다며 빠른 시간 내 수용이 되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기에 현재 전통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양금’이라는 악기가 놓여있을까? 최근 권지용의 USB앨범 출시로 이것을 정식앨범으로 봐야할 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USB로 발매된 음원은 권지용의 기획사로 접속을 해 음악을 다운로드 받는 형식인데 이것이 정식앨범 출시로 봐야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가온차트 측에서는 “‘앨범은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만 인정한다”고 발표해 결국 앨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 놓았다. 이것을 두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논란도 많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이라는 말은 내게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길고 오랜 역사 속에 전통의 보존과 변화를 고민했던 내게 현대 사회 속에서 그 짧은 시간에 생긴 전통을 두고 보존할지 변화를 수용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현대인 속에 서서 나는 야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별다른 ‘야릇 미소’는 아니다. 단지 전통의 보존과 변화의 수용은 국악과 전통문화에 종사하는 이들만의 고민거리가 아닌 것에 공감의 ‘거리’가 생긴 때문이다.

이 쯤에서 우리 전통민요 한 곡을 소개하고 싶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노래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노래는 비교적 근대에 만들어진 민요다. 바로 ‘노들강변’이라는 노래인데 1930년대 대중음악 작곡가인 문호월이 작곡을 하고 만담꾼으로 인기를 누렸던 월북 연극인인 신불출이 작사를 했다.

당시에는 서양음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나 민속 음악가들이 이 노래를 반주하고 부르면서 전통 민요형식에 더 가까워진 것이라고 한다. 당시 민속 음악가들은 이 ‘노들강변’을 서양음악이라 생각하기보다는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수용하며 전통 음악화를 하고자 한 것 같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가 전통음악인지 아닌지 고민의 여지도 없이 전통음악이라고 받아들이는 민요로 남게 된 것은 아닐까.

고대 중동지역에서 기원한 ‘양금’은 우리 전통음악 연주회장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전통악기가 됐고 1930년대 만들어진 ‘노들강변’은 현대인들에게는 우리의 전통 민요로 그리고 국악계에서는 신민요라는 범주에 넣으며 전통 민요로 구분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권지용의 USB앨범은 시간이 지나 어떤 전통의 변화를 이끌어 낸 징검다리가 될 지….

/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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