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판매업 등록…금연규제 빠져 나가
사실상 일반 카페처럼 직원이 커피 제조

최근 광주시내에 실내 흡연이 가능한 ‘흡연카페’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
일반 카페처럼 운영되지만 금연구역의 제한을 받지 않기 위해 ‘식품자동판매기업’이란 생소한 업태로 등록한 뒤 변칙영업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6일 광주시내 카페업주들에 따르면 최근 시내에 실내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흡연카페’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국민건강 증진법은 음식점과 카페, 제과영업점 등 식품접객업으로 신고 된 사업장내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들 ‘흡연카페’는 식품자동판매기 업태로 분류되기 때문에 규제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흡연카페’ 대부분은 손님이 요금을 지불하면 종업원이 직접 커피를 제조해주는 등 일반 카페와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6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흡연카페’ 매장 입구에는 ‘전 좌석 흡연 가능합니다’라는 간판을 세우고 흡연자들을 유혹했다.
매장에 들어서니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었지만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손에 커피를 들고 담배를 피워댔다. 단속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 계산대앞에는 ‘저희 매장은 흡연카페의 특성상 모든 제품은 셀프로 운영됩니다’는 문구와 함께 자판기가 비치돼 있었다. 줄지어 주문을 기다리던 손님들은 요금을 지불한 후 자리를 선점했다. 2~3분이 지나자 주문한 커피가 나왔고 손님들은 커피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대학생 한 모씨(24)는 “일반 카페는 흡연실에서만 담배를 피워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며 “이 곳 흡연카페는 일반 카페와 다른 점이 없지만 담배를 필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흡연 카페는 식품 자동판매기 영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손님이 직접 자판기를 조작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업소에서는 종업원이 대리로 제조해주는 등 불법 판매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또 청소년 출입을 규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탈선 조장의 논란이 되고 있다.
손님 김 모씨(27)는 “이 곳은 자판기를 이용해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라 청소년을 규제하는 자체가 모순이다”며 “신분증 검사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식품 자동판매기업 으로 등록이 돼 있는데 커피 제조를 해준다면 명백한 위법이다”고 밝혔다.

/유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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