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가 급감 하면서 전국의 지방공항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도 유독 대구 국제공항만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이용객이 150%나 늘었다고 한다. 실제로 올 한해 이용객 목표 3백만명을 내다보고 있으며, 국제정기·부정기노선 또한 더욱 확충될 예정이라 한다. 부럽고도 부러울 따름이다. 왜냐하면 우리지역 광주·무안국제공항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대조적 이기 때문이다. 국토 서남권의 관문 역할을 해야 할 양 공항의 현실이 너무 비관적 인데다 이를 타개 할 수 있는 대안 마저도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실제로 광주공항은 무안국제공항 개항이후 침체일로를 걷고 있으며 호남선 KTX 개통이후 더욱 쇠락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운항되고 있던 광주~김포 노선마저 승객감소로 편수가 더욱 축소 되고 있는 추세며, 광주~제주 노선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안국제공항으로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말이 좋아 국제공항이지 개항 10년이 넘도록 변변한 정기노선 조차 없으며, 최근들어 그사이 운항 돼 왔던 무안~상해 등 일부 중국 노선 마저도 사드여파에 치어 모조리 중단된 상태다. 한마디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않는 조용(?)하기 짝이 없는 공항이 무안국제공항의 현실이다.

양공항 존폐 걱정해야 할 처지

50여키로 지근 거리에 있는 양 공항이 상호 경쟁력을 갖추기 보다는 외려 쇠락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통합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보다는 각기 어정쩡한 모습으로 상호 경쟁력만 깍아 먹으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광주-무안공항 통합문제는 무안공항 개항이후 수년동안 지속돼온 지역내 해묵은 과제다. 국토 서남권 거점 공항으로써의 위상을 정립 하고, 국토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결 해야 할 현안 임에도 광주·전남 시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수년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민선6기 들어서도 시·도 공히 상생과제로 선정해 놓고도 임기가 다 되도록 시간만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걸림돌의 핵심은 군사공항 이전 문제다. 군사공항 이전문제는 수원·대구공항과 함께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논의 됐으나 수원·대구 공항에 비해 광주공항만 상대적으로 속도를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예산문제 등 국방부와 국가차원의 해결과제도 쌓여 있지만 못지 않게 지역내에서 옮겨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의 경우 민간공항과 군공항이 함께 옮겨 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전남도와 무안군은 군사공항은 안받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수년째 엇갈리면서 양 공항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들고 있으며, 이용객들과 항공사들의 외면으로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최근들어 광주시는 용역을 통해 전남지역 4곳을 군사공항 이전 대상지역으로 선정, 조만간 주민 설득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군사공항의 이전 필요성을 설득하고 이전지역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전폭적인 지원계획을 밝힌다는 얘기다. 반면 전남도는 오는 10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부정기 노선 등 정기·부정기노선 확대추진을 통해 무안공항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남권 거점 공항 입지 다져야

그러나 이같은 각각의 대책만으론 지역 하늘길의 근본적 대안을 마련 할 수 없다.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과 노선 다변화, KTX 인입, 활주로 확장등 인프라확충이 되지 않고서는 공항활성화를 기대 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윤장현 시장과 김갑섭 도지사권한대행이 나서 큰틀의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시도민들 또한 소지역주의에 억매이기 보단 미래 지역발전을 위해 이를 수긍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 광주·전남은 지금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다. 과거정권에서 후순위로 밀려 아픔을 겪었던 주요 현안들을 점검하고 다듬어 적극적으로 중앙정부 사업에 반영, 뒤쳐진 인프라를 구축 해야 한다.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시간을 낭비 해선 안된다. 일본, 필리핀을 가기위해 그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인천, 김해로 가야 하는 지역민들의 고통이 더 이상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국토 서남권 거점 하늘길을 하루 빨리 선점 해야 한다.

/이두헌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