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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그 넓고 깊은 숲(31)담바귀타령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2017년 07월 29일(토) 13:19
 장르를 불문하고 노래들을 듣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획기적인 느낌을 주는 노래가 있을까 싶은데 그 가운데 한 곡이 약 30년 전에 발표된 송창식의 ‘담배 가게 아가씨’다. 1986년 발표된 이 노래는 “우리 동네 담배 가게 아가씨가 예쁘다네”로 시작하는데 이야기를 하듯 선율과 가사가 진행되어 도도한 담배 가게 아가씨와 그를 둘러싼 청년들의 모습이 상상이 간다.
 내가 기억하는 담배 가게에 예쁜 아가씨는 없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나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의 담배 심부름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아버지 담배 심부름을 하던 시절이야 어린아이가 담배를 사러가도 심부름을 왔을 것이다 싶어서 아이에게도 담배를 팔았지만 요즘 같아서는 성인이 아니고서야 팔지를 않으니 나와 같은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예쁜 담배 가게 아가씨로 기억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기억되는 이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1618년(광해군 10년) 일본을 거쳐 들어왔거나 중국 북경을 왕래하던 상인들에 의해서 들어온 것으로 추측되는데 초기에는 상류층의 문화로써 권위의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18세기에는 서민문화에도 많이 파고들어 담배는 그림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김홍도나 신윤복의 그림 속에 사대부들과 기생들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떠오를 것 같다. 특히 신윤복의 ‘주유청강도’에서 보여지는 젊은 사대부와 기생의 뱃놀이는 녹음이 짙어가는 강가에서 은은히 퍼지는 음악소리와 더불어 그들의 은밀함도 짙어만 가는 것 같다.
 조선의 제 22대 왕인 정조가 애연가였다고 하는데 정조가 즉위하고 나서야 담배가 이렇게 서민들의 모습을 담은 풍속화 등에 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인 연관성을 전문가처럼 이야기할 수 없지만 대략적으로 담배는 그렇게 수입되어 권위와 위엄으로 나타났었고, 뱃놀이를 하던 배가 강물을 타고 흘렀듯 시대가 흘러가면서 권위와 위엄을 떠난 기호품이 된 것이다.
 이 담배가 서민을 대변하며 그림에 등장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담배 가게 아가씨’ 이전에도 담배를 소재로 해서 만든 민요가 있다. 그것은 경상도에서 전하는 민요 ‘담바귀 타령’인데 담바귀가 바로 담배를 일컫는 말이다.
 “시작일세 시작일세 담바귀 타령이 시작일세 귀야 귀야 담바귀야 동래나 울산의 담바귀야”로 시작하는 노래로 도드리 장단에 쉬운 선율로 노래를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다. 노래 가사 중에 ‘대한제국’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대한제국 때 지어진 것은 아닐까 추측하는 ‘담바귀 타령’이 원산지인 먼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의 고산지대를 출발해 세월을 더하면서 한국에 와 이렇게 노래로 남을 것은 생각도 못했을 일이다.
 담배가 1618년에 들어왔다고 하면 내년인 2018년이 400년이 된다. 오래전의 것을 이야기 할 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라고 하는데 같은 담배가 다른 이유로 그 가격이 움직이는 일은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로 남았으면 한다. 덧붙여 ‘담바귀 타령’은 경기명창들이 잘 불렀던 노래로 김옥심 명창 노래로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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