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업산단지(여수산단)는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약고라는 오명이 붙어 있다.
시설 자체가 설치된지 수십년이 지난 노후화의 원인도 있지만 안전불감증도 문제다.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안전관리 체계와 시설물 유지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에서도 각종 문제점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실제 정부의 점검이후에도 올해 여수산단에서는 5건의 폭발·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형 재난사고의 전조현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잇단 폭발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고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관계기관은 지난 2013년 3월, 6명이 숨지고 10명에게 심한 화상을 입혔던 대림산업 폭발사고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당시 대림산업은 플러프(폴리에틸렌 중간제품)를 저장하는 사일로(저장탑) 내에 달라붙은 가연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청업체에게 용접작업을 지시했다. 당시에도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지적됐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1967년 호남정유(주)(현 GS칼텍스) 여수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수많은 화학공장들이 들어서며 여수산단이 조성됐다.
현재는 약 97조원의 생산과 385억달러의 수출 규모, 그리고 약 6조원의 국세를 납부하며,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잇단 폭발과 가스누출 사고 등으로 이제는 잠자는 '화약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설비 대부분이 40년이 넘어 이를 관리하는 업체들은 안전성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여전히 안전에는 무관심하다. 동일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데도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안전진단조차 외부전문가들의 참여를 차단하고 관계공무원들로만 실시하고 있다.
국가와 지역발전에 기여하더라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이런 시설은 폐쇄돼야 한다.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지 않겠는가.

        이 나 라 사회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