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서민적인 옷차림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탈함은 실존적 품격으로 인기가 넘치고 매력적이다.
성당의 종을 치던 아이에서 술창고를 지키는 일로 생계와 학업을 꾸려나가는 하이데거는 후설의 현상학을 접하면서 존재의 아이콘으로 실존론적 철학을 수립한다.
그의 지적 동료는 한나 아렌트와 캬를 야스퍼스였다. 야스퍼스는 그의 평생의 벗이었고 지적 동료였으며,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와는 내 삶의 열정이라는 영적인 교감속에서 세기의 역작 존재와 시간을 발표한다.
근대철학과 현대철학을 가르는 기수로서 하이데거의 스윙은 존재의 스윙이다. 형이상학의 토대로 돌아가는 스윙이다. 최고의 스윙어는 여러 생각을 갖지 않는다. 그는 줄곧 하나의 생각을 심사숙고 한다. 존재는 있지 않고 주어진다. 이 존재는 신비의 존재이다. 주어져 있는 것, 이것을 중시하는 태도가 현상학이며, 주어져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문제로 삼는 것이 기본 태도라는 사실속에서 주어진 문제는 존재의 문제이다.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 방법을 통해서 밝혀 나간다.
하루아침에 존재와 시간이라는 비범한 작품으로 유명인사가 된 하이데거는 키에르케고르와 야스퍼스의 실존철학으로 대비되고 칸트와 피히테식 존재의 변형으로 보기도 하면서 스승인 현상학의 아버지 후설에까지 감탄과 혐오가 교차된다.
어찌하였든 이 책은 20세기 존재론의 틀을 규정지은 고전으로 이해되고 체계적인 연구로 후대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하이데거는 스루더 그린에서 존재와 존재자, 즉 존재하는 것을 발굴한다.
모든 골퍼들은 하이데거와 더불어 페어웨이 숲길을 따라 존재의 이정표를 찾아간다.
골프가 아무리 재미있는 운동이지만 골프 자체로만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골프는 골프를 치는 골퍼 파트너들과 암묵적인 원칙과 맥락속에서만이 비로소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동반하는 존재자로 골프를 즐길수 있다.
우리는 골프라는 대상을 받아들일 때, 지각하고 인식하기 전에 이미 골프가 놀이이고 게임이며 스포츠라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 내 삶의 존재양식 안에 포함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골프라는 존재란 은닉해 있지만, 비밀스럽게 다가와 이러한 우주 페어웨이에서 조화로운 라운드를 통하여 페어플레이로 마음을 함께 하면서, 감추어져 있던 본질을 드러내는 환한 공간이자 시간이다.
인간이란 존재가 밝혀지는 바로 이 열린 터인 페어웨이 안에 있음이며 존재자로서 존재를 실현하는 것은 자신을 회복함이다. 존재는 자신을 드러낼 특정한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실현되어 특정한 형태를 갖는 존재자가 된다
하이데거는 골퍼들은 존재자만을 사유할 뿐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망각하고 있다며 존재자는 존재에 입각해서 사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존재(sein)란 어떤 것의 존재, 있음을 의미하고, 존재자(seiendes)란 존재하는 그 무엇, 있는 것이다.
이는 골퍼들이 존재라고 부르는 것은 실은 존재가 아니라 존재하는 어떤 것, 골프 게임이였고, 존재자는 집중하는 능력, 위기에서 탈출하는 능력, 진지하거나 흥얼거리는 감성 등 골퍼의 본성과 자신일 뿐이다. 도망가지도 못하는 나의 존재에로의 피투성이다.
인간과 세계의 유한성을 인정한 하이데거는 아웃오브 바운스에 지배당한 상태로부터 탈출을 요구한다. 경쟁심과 욕심에게 지배당한 상태에서 자신을 회복하라는 의미이다.




/이봉철 골프칼럼니스트, MFS골프코리아 소속 프로, 체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