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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그 넓고 깊은 숲(34) 판소리 춘향가 중 방자 편지 전하는 대목

마음이 먼저 닿는 곳

2017년 08월 18일(금) 00:00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에 맞춰 기념우표가 17일 나왔다. 우정국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기간 중에 서버가 마비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도 기념우표를 구매한 적이 있다. 네 살 터울의 오빠가 기념우표를 우표첩에 수집하는 모습을 보고서 나도 우표첩 하나 사달라고 해서는 오빠에게 우표를 나눠달라고 했다. 어떤 기준으로 나눠줬을지 알 수는 없지만 싫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예쁜 꽃이 있는 우표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담겨있는 우표도 우표첩 속을 뒤져가며 골고루 나눠주었다.
나는 그것이 뭔지도 모른 채 내 작은 우표첩에 톱니바퀴처럼 생긴 우표의 가장자리가 구겨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넣고서는 마치 내가 모은 것처럼 뿌듯해 했었다.
내가 스스로 하기 시작한 취미가 아니어서 그럴까. 곧바로 잊혀진 우표 수집은 그 뒤로도 한참을 잊고 지냈다. 1997년 그 해를 기념하고 싶은 나는 본격적으로 아주 큰 우표첩을 마련해 다시 우표 수집을 시작했다. 한 해 동안 어떤 우표를 계획하는지 우정국에 확인을 해가며 기념우표가 나오는 날에 줄을 서서라도 우표를 구매했다. 그 구매는 몇 년간 이어졌고 우표첩이 몇 권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런 저런 일에 ?겨 살다보니 그 우표 수집도 끝이 났고 지금 그 우표첩들은 책장 어느 곳에서 잊힌 채 놓여있다.
한 시대를 상징적으로 담은 우표를 붙인 편지나 우편물은 한때 우체부라 불리는 집배원에 의해 전달이 되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가 기다리는 편지도 멀리 외국으로 일을 하러간 남편의 편지를 기다린 부인도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연인들도 한 자 한 자 펜에 힘을 들여가며 마음을 담은 글을 썼고, 그 편지는 편지봉투에 담기고 우표를 정성스럽게 붙여 우편함에 넣기까지 그들의 마음은 부처님 앞에서 합장하며 기도하는 이들처럼 간절하기만 하다.
그런 간절함은 춘향이 마음에도 있었다. 지인을 통해서만 편지 전달을 했던 그 당시 옥에 갇힌 춘향은 한양에 올라가 소식도 없는 이도령을 생각하며 한 자 한 자 눈물의 편지를 쓰고 방자는 그 편지를 전하러 한양으로 올라가던 중에 어사또가 되어 내려오는 이도령을 극적으로 만난다. 어사또가 된 것을 숨겨야 하는 이도령은 거지꼴의 행색으로 다른 사람인척 편지를 건네받아 안타까운 춘향의 마음을 읽었다. 편지가 이도령에게 가 닿기만을 기다린 춘향이도 편지를 읽고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이도령의 마음에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편지를 보내놓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들.... 그 기다림의 터널은 누군가에게는 터널 밖 환한 빛이 되기도 하고 검은 터널 속 어둠이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편지에 대한 그 정은 애틋하기만 하다.
이번 주말에는 붙이지도 않고 그야말로 기념하기 위해 나온 우표들에게 숨 좀 쉬게 포쇄를 해야겠다. 그리고 과중한 업무로 시달리는 집배원의 환경에 변화가 있기를.... 몇 년 뒤에도 웃음으로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념 우표의 주인공에게 열렬히 바라는 마음이 깊어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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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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