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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그 넓고 깊은 숲(36) 서동요

거짓을 이기는 힘, 진실!

2017년 09월 01일(금) 00:00
거의 십년 전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음반을 제작하면서 '향가'를 내용으로 만든 적이 있다. '향가'를 가지고 노랫말을 만들고자 한 것은 어린이들이 우리 고전에 대해 자연스럽고 쉽게 이해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어느 향가를 노래로 만들까를 고민하며 가사를 다시 살펴보니 어린이에게 '이것을 이렇게 전달해도 될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있었다. 바로 '서동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서동요는 백제에 살던 '서동'이라는 청년이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신라로 들어가 성 안에 있는 아이들에게 마(薯)를 주면서 이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한 것이다.
노래 내용은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을 찾아간다는 것인데 아이들이 부른 이 노래는 대궐까지 전해졌고 이 일로 왕은 선화공주를 귀양까지 보내게 된다. 서러운 마음으로 귀양을 가고 있던 선화공주를 기다려 서동은 그를 데리고 백제로 가서 살았고 이후 임금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야말로 행복한 결론 같지만 필름을 되돌려 보듯이 다시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서동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진실로 둔갑시키려 했고 그렇게 유포시킨 거짓은 눈덩이가 부풀어 오르듯 부풀어 둥실 하늘로 떠오르는 진실이 되었다. 아니 진실처럼 믿어졌고 그렇게 믿고자 했던 것이다. 쑥덕거리고 싶었던 사람들은 그것을 기회로 삼아 들개처럼 달려들었을 것이며, 서둘러 진정시키고 싶었거나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두려웠던 이는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선화공주에게 벌을 내리는 것으로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길가에 아이들은 노래를 했고 어디선가 지켜보던 서동은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슬픈 일이면서 교활한 노래가 되고 말았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거짓으로 이뤄낸 결론을 보면서 어떻게 이것을 노랫말로 만들어 어린이 음반에 넣을 수 있을지의 고민이 생긴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서동의 거짓도 진평왕의 두려움도 참 힘이 세다. 그리고 나는 거짓이 힘이 세다는 것을 알고부터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는 것을 가슴깊이 느끼게 된 것 같다. 아니 진실의 여부보다 거짓을 믿고자 하는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부터인 것 같다. 내게 국가는 언제나 바른 것이고 정의였으며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인데 그 국가기관이 나서서 거짓을 만들어내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댓글부대가 있다는 것도 그렇게 쓰라고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그렇게 하고자 하면 또 그렇게 하고야 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는 것도 이제 놀랄 일도 아닌 것이 된 것은 아닌지...
그와 관련된 일련의 일과 사람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붉게 세상을 물들이고 있고 그 세상은 하수도 냄새처럼 도시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이른 가을을 담아내는 창밖은 이렇게 푸른 하늘을 모네 그림보다 멋지게 그려내고 있는데 말이다. 공연한 하늘만 보며 '바뀔 수 있는 것일까? 바뀌고 있는 것일까?' 되풀이 한다.
우리 라디오에서 '햇솜 같은 선화공주'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햇솜 같은 느낌일지... 정말 아름다운 선율과 노랫말을 담아 서동요는 '햇솜 같은 선화공주'로 다시 태어났다. 그렇게 다시 변화할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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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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