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일 일본 큐슈 지역의 후쿠오카 현 오무타시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개최됐다.
인구 13만여 명인 이 도시는 역사 문화적으로 한국과 애환, 그리고 선린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은 이 도시가 개도한 역사가 100년이 되는 해로 오무타시에서는 시제 100년의 행사 중에 전남도립국악단을 초청, 한국전통예술을 공연해 시민들로 하여금 한국문화를 향수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를 다짐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한 도시의 100년 역사를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전남도립국악단 공연단은 9월 2일 현지에 도착했다.
오무타시에 도착한 공연단은 현지 주최 단체인 재일 코리아 오무타의 우판근 대표의 안내를 받아 조선인징용희생자위령비를 찾았다.
오무타시의 대표적인 시민 유원지인 야마기공원(甘木公園)에 건립된 조선인징용희생자위령비는 일행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현장 안내를 맡아주신 재일민단 오무타시지부단장 겸 한일 우호교류 시민단체 재일코리아 오무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우판근 단장은 이 위령탑 건립을 주도한 분이다.
81세의 고령임에도 꼿꼿하고 정정한 우판근 단장은 위령탑 건립의 배경과 과정을 설명했다.
"이 지역 오무타시와 아라오시에는 예전에 미이케(三池) 탄광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탄광이었지요. 그 탄광은 일본의 유명한 재벌 기업인 미츠이(三井)에서 운영하였지요. 9,000명이 넘는 조선인들이 강제로 끌려 와서 노역을 했습니다. 저는 교포 2세로 오무타시에서 살면서 생존한 징용 노무자들에게서 당시의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었고 탄광에서 죽어간 이들의 유해가 방치되고 있다는 기막힌 사실도 확인할 수가 있었어요."
그는 1990년부터 오무타라는 시민단체를 조직해 사망자 확인과 유해 발굴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확인한 사망자가 32명이었고 많은 유해를 찾아내 수습했고 그 혼이라도 달래고자 위령비 건립을 계획했다. 건립 기금은 오무타시와 시민들, 그리고 탄광 운영 기업인 미츠이에서 출연했으며 부지는 시당국에서 배려했다. 1995년에 완공된 이 위령비는 오무타시 시민들의 사죄와 화합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우판근 단장은 "이렇듯 한일간의 역사적 관계를 화합으로 승화하고자 하는 오무타시의 100년 기념행사로 전남도립국악단이 오셔서 큰 공연을 하고 이렇게 위령비에 참배 하고 헌화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많은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일행은 우판근 단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결코 지워질 수 없는 한·일간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소명감을 다짐이라도 하듯이 도립국악단의 단원들은 '보렴'을 부르고 '살풀이'를 추면서 위령비에 잠든 이들을 추모했다.
우리 일행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었을까. 3일 오후 1시 30분 오무타시 문화회관의 공연장은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500석의 관람석은 진즉에 만석이 되었고 객석의 통로와 공간에는 불편한 내색도 없이 자리한 오무타시의 시민들로 가득 메워지고 있었다.
내외빈들이 참석해 같이 손잡고 아리랑을 합창하는 등 전남도립국악단의 공연 1시간 30여분의 시간은 그야말로 양국 시민의 선린을 확인하는 축제의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는 전남도의 지원과 한국SMC공압의 적극적인 후원, 주후쿠오카총영사관, 후쿠오카한국교육원, 재일민단후쿠오카현지방본부가 후원해 큐슈지역을 한국의 전통문화와 남도의 문화 관광 열기를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음을 확신한다.


/김 석 중 남도한일문화친선시민모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