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합니다.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혼자서 또는 동료들과 나누는 커피 한잔은 하루를 여는 여유를 느끼게 합니다. 커피를 수 년 동안 마시다 보니 어느덧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갓 내린 따뜻한 커피를 먼저 코로 향을 맡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공기와 함께 들어 마신 다음 입안의 혀로 한두 바퀴를 돌리면 그 안에서 단맛과 신맛 고소한 맛, 쓴맛의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말이면 아내와 또는 친구들과 맛으로 입소문난 커피점을 찾아 다니기도 합니다.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장 자주 들렀던 커피점이 스타벅스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최근 소식을 보니 국내 커피전문점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업계 1위 스타벅스가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상반기 매출 5,935억원, 영업이익 528억원을 기록하면서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2만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커피 전문회사입니다. 1971년 미국 북서부 시애틀에서 작은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한 회사가 어떻게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국내서도 부동의 1위를 이어 가고 있을까요?
그 이유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은 확고한 브랜딩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가맹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전 지점이 직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점마다 동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도심외곽 지역에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여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략적인 출점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이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잇따른 히트상품 출시도 성장을 견인했다고 합니다. 지난 봄 시즌 한정메뉴로 출시했던 슈크림라떼의 경우 출시 22일만에 판매량 100만잔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기에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기다릴 필요없이 매장에 들러 바로 수령하는 '사이렌오더 서비스' 등 국내 젊은층의 소비트렌드에 맞게 실험적인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먹혀 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커피를 기본으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이제 고객들은 데이트, 공부, 독서 등을 위해서도 스타벅스를 찾고 있으며, 스타벅스의 고객만족 경영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경험 속에 녹아 들어 성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에서는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자들과 달리 직영점으로 운영돼 출점제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가맹사업거래 관련법 등을 통해 동종매장의 반경 500m 이내 신규 출점이 제한되는 반면, 스타벅스는 모두 직영이다 보니 상권분석만 이뤄지면 자유롭게 점포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오늘날 스타벅스의 성공은 잠재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변화시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위를 선점하고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1만명의 원만한 평판보다는 100명의 충성도 높은 고객, 바야흐로 다가오는 정치의 계절에도 불변의 진리이리라 믿습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매일 아침 만나는 동료들과 업무를 얘기하기 전에 한 잔의 따뜻한 커피에 담긴 맛과 향을 얘기하며 여유와 미소 속에 가을 하루를 열어 나가시기를 소망합니다.


/구 종 천 광주시 자치행정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