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숨값은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광주 출신의 성공한 기업인 기노석 회장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목숨값'을 출간했다.

흉부외과 전문의로 인정받던 저자 기노석은 병원장의 자리를 내놓고 회사를 창업, 삶의 방향을 바꾸고 새로운 성공 목표에 다시 도전했다.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도중,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많은 고뇌와 큰 결심이 필요할 터다. 이 책은 '목숨값'이라는 단어를 통해 성공한 기업가로서의 도전정신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1부는 유복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공직에서 사직한 뒤로 가세가 기울어 살던 집에서 쫓겨난 이야기로 시작된다. 중학생이 돼서도 여전히 집안은 어려웠고, 편히 몸 누울 곳이 없어 서럽기만 했던 당시의 상황이 그려진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살림이 조금씩 폈고, 저자는 전남대 의대에 합격, 군 제대 후 흉부외과 전공의가 된다.

정신없이 일한 덕분에 가계에 여유가 생겨 2006년에는 상조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상조회사를 하면서 저자는 '상조를 시작하게 된 근본 원인이 따로 있지는 않았을까? 의업도, 상례를 포함한 우리네 여러 의식도 결국 삶에 관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온전하지 않음으로 삶을 완성하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깨닫는다.

2부에서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가난한 살림 속에서도 1남 5녀의 외동아들로 태어난 자신을 스스로 '금수저'라 표현한다. 방 한 칸에 온 식구가 모여 살아도 공부 책상을 사주셨던 부모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공부를 마친 자신을 돌아보며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건넨다.

또,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묻어난다. 아버지를 평생 옳은 길만 걸은 스승이라고 표현하며 그 가르침으로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구성과는 다르게 3부는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성공의 요인을 제시하며 자연스레 의료인, 그리고 기업인으로서의 삶을 얘기한다. 의사로서 죽음과 가까이 있던 시절, 그리고 죽음과 함께 있는 지금을 얘기하며 인간은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한다.

4부에는 단편 소설 '수호신'이 실렸는데 한국전쟁의 얘기를 통해 폭력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와 전쟁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창작물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결국 목숨값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자신의 소신을 풀어낸다.

어린 시절 에피소드를 통해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전달해주는 형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소설을 읽는 것처럼 부담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 다만, 저자가 이 에피소드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에피소드에는 의료인으로서, 기업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저자의 직접적인 행동보다는 공부를 할 수 있던 집안 환경과 부모님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던 내용이 녹아있다.

또, 본질을 꿰뚫고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의료인, 기업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자신의 일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거나,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일을 하는 독자들에게 큰 깨달음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