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공감] 5.18 택시운전사



영화 대박흥행 단순행사로 그치지 말고 관광자원화 시급



세계영화제 초청은 5.18 세계화 숙원을 푸는 전환점 기대



광주시, 연이은 행사 진실알리기 접근 물음에 의문부호







글 박종수 기자 사진 광주시문화재단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 관객 누적수가 상영 40일 만인 지난 9월15일 관객 누적 수 1,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장기흥행에 돌입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故위르겐 힌츠페터를 도왔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5.18의 실상을 제대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직도 관객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택시운전사’ 신드롬이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이제 천만관객을 뛰어넘어 유럽지역의 한국영화제 개막작으로 잇따라 초청돼 해외 관객과 만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제5회 브뤼셀한국영화제, 제6회 프랑크푸르트한국영화제, 제10회 스페인한국영화제,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제10회 헝가리한국영화제 등에 개막작으로 공식 초청됐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제6회 프랑크푸르트한국영화제와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에는 ‘택시운전사’의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이 직접 참석한다. ‘택시운전사’는 또 지난 7월에는 북미 지역에서 열린 제21회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됐고 주연배우 송강호는 남우주연상까지 받아 경사가 겹쳤다. 제작사는 “불의에 대항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시민들의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 해외 관객들도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거론된 영화제 말고도 각국의 영화제 초청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전한다.



‘택시운전사’의 세계영화제 초청은 5.18 세계화의 숙원을 푸는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크게 기대를 갖게 한다. 영화가 특정예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예술로 자리잡고 있어 어떤 분야보다도 파급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아직도 진행형인 5.18의 진실을 캐기는 ‘택시운전사’가 상영되면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부에 진실규명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지시하면서 부랴부랴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들어갔다. 국회에서도 뒤질세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앞다퉈 5.18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진실의 실체가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광주시도 ‘택시운전사’의 예상치 못한 신드롬에 5.18실상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기회로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여전히 부족하고 허전하다. 한시적인 ‘아 위르겐 힌츠펜터. 5.18광주진실전’이나 5.18유적지를 탐방하는 택시 운영이 영화의 감동이나 진실 알리기에 얼마나 접근했느냐는 물음에는 의문부호가 생긴다. 물론 5.18택시의 탐방프로그램은 신청자들이 몰려 택시도 증차하고 기간도 연장하는 등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운행기간동안 235개팀 594명이 몰렸으나 외지인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외국인 팀은 고작 2팀에 불과했다. 여전히 우리들만의 잔치고 지역민들이 안고 있는 아픔에 그쳤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광주시는 영화의 대박흥행을 단순행사로 그치지 말고 관광자원화해서 꾸준히 외지인과 외국인을 불러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영화의 스크린 속에서 보다 더 더 아픈 상처와 깊은 상흔이 현실로 존재해있고 그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유적물이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으니까 말이다. 없는 것도 만들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마당에 실제마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서 부족한 관광자원만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