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영양] 폴리페놀의 대표식품 커피







전국의 커피 전문점 수가 5만개로 편의점보다 더 많다고 한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428잔으로 하루 1잔 이상 커피를 마시고 있으며, 안 마시는 사람이 포함된 통계임을 감안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을 마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중독과 함께 건강에 나쁘다고 했으나 최근 다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적당한 섭취는 질병으로부터 예방하고 더 오래살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커피는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 다량 함유...활성산소와 염증 억제 및 체내 세포 보호



카페인 하루 섭취, 성인 기준 아메리카노 3잔, 커피믹스는 4-5잔 적당



과하면 위궤양, 과민성 대장질환, 심근경색 등 위험 높이고 피부 노화 촉진







글 김영남 교수







커피의 대표 성분: 카페인과 폴리페놀



카페인은 커피에 들어있는 대표적인 성분으로 약한 중추신경계 자극 물질이다. 카페인의 분자구조가 피로신호물질인 아데노신이라는 물질과 유사한데, 아데노신은 뇌의 수용부위와 결합하여 피로를 느끼게 하여 안정과 수면을 유도한다. 이 부위에 아데노신 대신 분자구조가 비슷한 카페인이 대신 결합하면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몸을 흥분시키는 각성효과를 가져온다. 이외에도 카페인은 주의집중력의 증가와 심장박동을 증가시키고 신경전달과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켜 운동수행능력을 높여준다. 이러한 결과로 우리는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과다 섭취 시 심한 이뇨작용, 빈맥, 혈압상승, 가슴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이 있다.



커피에는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차(茶)대신 커피를 많이 마시는 지역에서는 커피가 대표적인 폴리페놀의 급원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은 체내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해 염증의 억제 및 체내 세포를 보호한다. 다양한 폴리페놀류 중 클로로젠산(chlorogenic acids)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클로로젠산은 신체 내의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해주고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등의 항산화효과와 함께 암 촉진 단백질의 결합을 방해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항암효과가 있다. 또한 최근 일본에서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클로로젠산은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되며 취침 중 체지방연소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커피와 건강과의 관계



커피는 그동안 중독성과 함께 심장병, 암 등을 유발한다고 간주되어 한때 피해야하는 식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과 폴리페놀의 건강에 대한 효능이 밝혀지면서 커피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혈관 탄력성이 더 높았으며, 비록 카페인이 혈압상승의 원인이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 장기간의 커피섭취는 카페인 적응으로 혈압 상승 폭이 점차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여러 연구들은 성인과 노인에게서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심장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현저히 낮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식후 커피의 섭취는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제2형 당뇨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효과는 카페인을 제거한(decaffeinated) 커피를 마셨을 때도 나타난 것으로 보아 커피의 폴리페놀의 작용으로 보인다. 적정량의 커피섭취는 파킨스병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여러 연구보고와 함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의 섭취는 치매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전립샘암, 대장암, 유방암, 피부암 등 여러 암의 위험률이 적정량의 커피섭취로 낮아졌다고 보고되었다.



커피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많은 양의 커피(카페인)의 섭취는 칼슘의 흡수를 막고 우리 몸에 있는 칼슘을 빠져나가게 해 골다공증의 유발할 수 있다. 커피의 이뇨작용 때문에 1잔당 약 5mg의 체내 칼슘이 손실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심장박동수를 높이고 잠이 오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커피의 과다 섭취는 위궤양, 과민성 대장질환, 심근경색 등의 위험을 높이고 피부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에 따르면 카페인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400 mg이하로, 이는 아메리카노 3잔, 커피믹스는 4-5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임산부의 하루 권장량은 300 mg 이하이나, 카페인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고 태아는 카페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느리게 대사되어 배출되므로, 가능한 하루 한잔 이하로 마시는 것이 맞다. 비록 커피의 효능이 많이 밝혀지긴 했으나 커피에 대한 찬사와 비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커피의 여러 성분이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나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