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피해자 사진이 인터넷 공간에서 유포되고, 강릉과 아산에서도 집단 폭행사건이 일어나면서 청소년의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학생폭력의 가해자들은 학교부적응에서 위기 학생으로, 학교 밖 청소년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지만 특정 지역이나 학교밖 청소년에 국한해 일어난 것은 아니다.

지역의 특수성이라기보다는 전국적으로 어디에서건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며, 학교밖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폭행 건수 역시 증가추세에 있다.

광주·전남 지역만 해도 해마다 학생폭력 가담 학생이 증가일로에 있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건수가 출생률 저하에 따른 학생수의 자연감소에도 불구하고 2013년 639건에서 2014년 664건, 2015년 694건, 2016년 834건으로 3년 사이 30.5%(131%)가 증가했다.

광주 역시 2014년 51건에서 2015년 78건, 2016년 102건으로 2년 사이 2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학생 수도 2014년 103명, 2015년 135명, 2016년 234명으로 2년 만에 127.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학생 폭력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가.

학생 폭력 역시 사회의 구조와 맞물려 있다. 가해자 연령이 낮아지고, 여학생 비중이 커지는 것 등을 단편적으로 분석할게 아니라 전체 사회구조와 연동해 분석해야 한다. 때문에 단순히 학교나 교육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으며, 우리 모두가 책임을 공감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학생폭력의 원인이 규명돼야 처방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소년법을 개정해서라도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여성가족부에서는 처벌보다는 학생인권과 교화를, 그리고 교육계에서는 위기학생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각각의 처방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너무나 복잡한 조건과 환경에서 비롯된 폭력 학생들에게 예방적, 처방적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결손가정이나 열악한 가정환경, 폭력적인 게임물이나 성에 대한 과도한 노출 등 다양한 변수들을 충분히 고민하고 연구해 보다 현실적인 처방들이 나와야 한다.

또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교육담당자들의 환경 변화도 눈여겨 봐야한다. 교사를 무기력하게 만든 사회와 학교환경 속에서 이들의 열정과 사명감은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다수의 교사들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권 추락과 학부모의 민원증가, 이에 수반하는 피해경험이 교사들로 하여금 열정적으로 학생을 내 자녀처럼 소신있게 지도하는 것을 힘들게 하고 있다. 보다 열성적으로 지도를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에 법적 테두리 내에서 문제의 소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소극적인 방어 태세로 학생들을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폭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교육풍토가 중요하다.

교사들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 교사들이 보다 열성적이고 적극적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바꿔야 한다. 교사들이 소신 있게 교육할 수 있도록 교육청의 책임행정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하겠다.

학생 지도의 주체인 교사의 권위가 다시 살아나면 위기학생 대응체제나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폭력예방 교육은 어렵지 않게 수행될 수 있다. 학생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는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 줌으로서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