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를 실천하는 게 작은 기쁨입니다."

화정 4동에서 작은 금은방을 운영하면서도 매일 할 수 있는 작은 봉사활동을 실천해가고 있는 임경원 대표(51).

지금은 봉사하는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임 대표지만 원래부터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임 대표는 지난 1993년도에 화순 능주에 신혼살림을 꾸리고 작은 금은방을 운영했지만 인근 주민들과 친분이 없어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다 화순에서 자율방범대원과 의용소방대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저 곳에 들어가면 지역 주민들과 조금은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했다.

처음엔 그를 그저 타지인으로만 여기던 지역 주민들도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고, 그 누구보다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는 임 대표.

그러다 지금 살고 있는 화정 4동으로 10여년 전에 이사를 왔고, 화순에서의 기억을 되살려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 도움을 전하기 시작했다는 임 대표는 당시 '자유총연맹'이라는 단체의 사무처장도 역임하면서 지역민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리 정화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자유총연맹의 사무처장을 역임하면서도 보수·진보의 논리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화정 4동만을 위한 단체인 '문화창조마을'을 설립, 3년째 이끌어가고 있다.

문화창조마을은 30~40대 회원 14명으로 구성됐으며 한 달에 2번씩 회원들이 모여 화정 4동 구석구석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더 특이한 것은 봉사활동을 할 때 꼭 회원들의 자녀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우리 가족도 아내와 딸, 아들 모두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처음엔 아이들이 그 자리에 나서는 것을 무척 꺼려했다"면서도 "계속 봉사에 참여하다보니 부모님과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자칫 비뚤어질 수 있는 성격이 온순해지고 차분해지며 주변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장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금은방 개업을 위해 취득한 도장파기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그는 취미생활로 시작한 '서각' 작품을 청소년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중앙공원에 하나씩 기증하기 시작했다. '너라면 할 수 있다', '일일 일선' 등 지역 청소년들이 마음에 새길 수 있는 말들을 더 많이 알려주고 싶다는 임 대표.

하루하루 할 수 있는 만큼의 봉사를 실천하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는 임 대표는 "주변에 보면 봉사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집 앞마당 쓸기, 이웃에게 안부인사 하기, 담배꽁초를 길가에 버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봉사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을 유지할 때까지는 지금처럼만 회원들과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