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에 가고 있었다 길이 선명하지 않는 바닷길 일렁이고 내 마음도 출렁이는 이런 날엔 외도를 하고 싶었다/(중략)/그 숲 바람이 수많은 사람들과 바다를 저토록 가슴 설레게 하였던가' <시집 '석류꽃엔 눈물샘이 있다' 중 '나, 외도에서 황홀했었네'>



잘 나가던 금융맨이 외도를 했다. 은행과 보험회사에 근무하던 박백남 시인은 일에 싫증을 느끼고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관심 있던 문학의 길에 나섰다.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 시인은 자신의 전공보다 시에 더 관심이 많았을 정도로 시를 좋아했다. 그의 시 사랑은 직장인이 돼서도 계속됐는데, 지인의 소개로 송수권 시인을 만나 본격적으로 시를 배우게 된다.

그 후 1997년 '석류꽃엔 눈물샘이 있다'로 등단, '뭉클,' '포엠만경' '한참을 울었다' 등의 시집을 발간하며 시인으로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

직장생활과 문학 활동을 겸해오던 박 시인은 창조적인 문학과 획일화된 금융 업무를 두고 수많은 고민 끝에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시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정한 것. 퇴직 후, 5년 간 문학 활동에 전념하며 이룬 결과물이 시집 '뭉클,'이다.

'뭉클,'은 첫 시집 발간 후 16년 만에 펼쳐낸 것으로 오랜 기다림만큼 다스림의 시간을 거쳐 인간의 삶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시 정신으로 녹여냈다. "시인은 시로 말해야 한다"는 송수권 시인의 가르침을 본받아 상징과 비평을 토대로 산과 들, 바다 등의 자연을 통해 삶의 이치를 성찰하고, 삶을 통해 자연의 깊이를 나타냈다.

박 시인의 본업은 시인이지만, 여기서 또 한 번 외도를 한다. 금융인의 경험을 살려 '리스크를 알면 돈이 보인다'와 '신혼부부 재테크'를 펼쳐냈다. 시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과 사람을 시로 풀어냈던 박 시인의 작품사상은 위의 책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재테크' 하면 '돈'이 먼저 떠오르지만 박 시인은 건전한 정신과 소통 등을 함께 재테크의 범주에 넣어 여러 시각으로 바라봤다.

최근에는 자신의 종교 정신을 담은 '요한계시록 하나님의 새 언약 성취사'를 출간했다.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성경 '요한계시록'또한 상징과 비유로 기록됐으며, 이 단어들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시작으로 재해석했다.

20년간 꾸준히 문학 활동을 펼쳐 온 박 시인은 현재 '요한계시록'을 바탕으로 연작시를 쓰고 있다. 또, 그의 전공을 살려 '수능 영어'책 발간을 목표로 다시 한 번 외도를 꿈꾸고 있다.

박백남 시인은 1963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 광주은행과 ING 생명 등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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