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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그 넓고 깊은 숲(43) 단가추억

기억의 향기

2017년 11월 03일(금) 00:00
문득 떠오르는 아버지 생각…. 잠시 잠시 잊고 지내다, 더 긴 잠시 잊고 지내다 문득 떠오르는 그 순간이 있다. 그 때는 아마도 내 곁에 아버지, 아니 아빠가 찾아온 것만 같아 두리번 거리며 가만히 "아빠…"라고 불러본다.

이런 느낌이 드는 날은 어김없이 아빠 기일이 다가오는 때이다. 몸이 기억을 하는 것인지 아빠가 돌아가시고 문득 가슴 한가운데가 먹먹하게 바람이 일 듯 가슴으로 아빠 생각이 밀려들어오는 그 문득의 순간이 있다.

몇 년 전 아빠가 갑작스럽게 쓰러지셨고 아빠 손을 붙잡고 "내가 꼭 아빠 나을 수 있게 할게"라며 응급실 앞에서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 정말 아무 일도 없을 것만 같았는데 그렇게 떠나버린 아빠가 너무도 그리운 가을이다.

그렇게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가을날 얼마 전 거짓말처럼 한 연기자가 세상을 떠났고 사람들은 허망함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대학가요제 출신으로 진실을 진실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했던 락의 대부 신해철씨의 추모식이 있었다. 그가 떠난지 삼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의 추모식을 찾은 팬들은 평소 신해철씨가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불릴 것이라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을 합창을 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이름으로 등장을 한 신해철씨는 이후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쳐갔고 중간 중간 그를 기억했는데 이제는 그가 가고 없다. 그리고 그의 향기가 남아 사람들이 기억을 하고 또 모여든다.

사랑하는 사람도 이렇게 변함없을 것만 같던 스타들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인생무상과 허망함을 남기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버티고 일어서 향기를 피운다. 그리고 기억한다. 그들이 남기고 간 것들에 대해서….

지금이야 광주광역시가 되었지만 1904년 전라남도 광산군 송정읍 도산리 출생의 임방울 명창이 생각난다. 그는 14살 때 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명창 박재실에게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그의 소리인생의 첫걸음이었다.

이후 여러 명창에게 소리를 배워 1929년 경복궁 경회루에서 열린 조선박람회 때 동아일보사 주최의 행사에서 '쑥대머리'를 불러 많은 이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이후 여러 음반도 녹음하고 일제강점기부터 그가 세상을 떠났던 1961년 근현대까지 소리 역사를 세운 명창으로 기억되는 분이다. '임방울 명창이 젊었던 시절 김산호주라는 기생이 그와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소리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임방울 명창은 그녀를 뒤로 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산속까지 찾아와 만나달라고 했지만 매정하게 거절을 했다. 세월이 흘러 임방울 명창이 산을 내려와 그녀를 찾아갔으나 이미 그녀는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것이다.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임방울 명창을 찾아왔던 것을 알게 된 후 임방울 명창은 직접 가사를 써 '단가 추억'을 만들었다.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헌디 혼은 어디로 행하신가…"로 시작하는 노래 '단가 추억'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의 마음이 담겨있다.

방송에서도 신청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이 노래는 한승원 작가의 '앞산도 첩첩하고'라는 작품에서도 그 기억으로 쓰였다고 한다.

작년 장흥을 찾아가 한승원 작가를 인터뷰했던 기억이 난다. 작업실 한쪽에 '북'이 놓여 있어 반가워했더니 평소에도 임방울 명창 노래를 틀어놓고 거기에 북장단을 더하며 노래를 부르신다는 말씀이 기억난다.

우리가 사랑하고 기억하는 이들이 세상을 떠나고 마치 그것이 우주의 원리인 양 포기해야 할 때 기억은 시간을 거슬러 그리고 시간을 내달리며 돌고돌아 기억이라는 향기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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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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