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탐방]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


중3 아들을 둔 A씨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아들의 진로 문제였다. 평소 기계에 관심이 많고 교내 발명품 대회에서 곧잘 수상도 해오는 재능은 알고 있었지만 성적도 뛰어나 섣불리 공고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A씨는 아들의 재능을 살려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남들처럼 고등학교에 가 열심히 공부 하고 대학에 진학해서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 오히려 미래가 탄탄대로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업난이 급증하는 사회 여건 때문에 쉽사리 진로를 결정짓기 어려웠다. 고민하던 A씨는 우연히 마이스터고에 대해서 알아본 뒤 아들의 진로를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로 결정했다. 취업률도 높았고, 아이의 재능도 꽃피울 수 있는 미래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전국 마이스터고 중 취업률 1위의 ‘공기업 사관학교’


제4차 산업혁명 주도할 직업교육 리더 배출
단일학과 학생 80명 모집...최고 기술자 양성
산업현장 수준 맞는 시설 갖추고 교육효과 높여


글 민슬기 기자 사진 민슬기 기자 ·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


최고의 기술가진 ‘장인양성학교’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와 함께 신 산업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수요에 맞는 인적자원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청년실업의 가장 큰 문제는 맹목적으로 대학을 선호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이다. 2016년 교육부 기준 당시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약 68.9%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취업난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평소 자신의 소질이나 재능을 탐구해볼 수 없었던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직업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회로 방출된 것도 한 몫 한다. 하지만 특성화고등학교나 마이스터고등학교를 통해 전문기술양성인으로 거듭나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청년실업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마이스터란 독일어에서 파생된 어원으로 Meister(장인), 즉 최고의 기술을 가진 명인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적정단계의 직업 교육을 마치는 교육수료의 단위로 마이스터고가 있다. 그중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는 이른바 ‘공기업 사관학교’로 불린다. 졸업후 공기업에 취업하는 인원이 절반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자동화설비공고는 지난 5년 동안 전국 마이스터고 가운데 취업률 1위를 기록하는 발군의 실적을 올리며 한층 명성을 높이고 있다.

전액 국비 산업체 고등학교


지난 2010년 광주정보고등학교에서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꾼 마이스터고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직업교육의 리더를 배출하는 학교다. ‘행복한 인재’ ‘창의 융합형 인재’ ‘미래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는 가슴 속에 뜨거운 열망을 품은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 실력연마가 한창이다. 특히 교장 공모제를 통해 2017년 취임한 안규완 교장선생님은 실제 경험한 산업체현장을 교육에 접목시키며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안교장은 본인이 느꼈던 기업의 애로사항을 토대로 살아있는 교육이 되도록 지도한다. 그는 “마이스터고는 우리나라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학교입니다. 산업현장 질을 높이기 위해서 또 능력 중심의 현장을 만드는 인재를 양성하기 때문이라”며 마이스터고의 존재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산업이 부흥기일 때 직업교육이 성공을 거두는 듯 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한 채 실패했다. 학력 중심사회가 되면서 대학 진학률이 80% 가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산업인력기반이 취약해졌다.

광주마이스터고등학교는 자동화설비과 단일학과로 학생 80명을 모집한다. 학생들은 입학 후 학생 인턴십을 통한 독일 국제교류프로그램 운영, 전국 유일 학생주도형창의테마체험활동 등 도전 정신과 글로벌 영마이스터 육성을 통해 자동화설비분야의 최고 기술자로 양성된다. 학교는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지원비가 면제되고, 장학 혜택, 기숙사, 해외 연수 등을 지원받을 수 있어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마음껏 능력을 키우고 꿈을 만들어 간다. 학생들은 교사들로부터 교육을 받고 전문지식이 필요하면 전문교과 선생님을 초빙, 교육을 질을 높인다.

광주 최초 금메달과 국가대표 상비군

자동화설비공고는 3학년에 재학 중인 임승민군이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동력제어직종 대회 역사상 광주 최초로 금메달 획득했다. 삼성전기(주)에 이미 입사가 확정된 승민군은 2019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상비군으로도 발탁됐다. 자동화설비공고는 해마다 기능경기대회에서 재학생들이 다수의 메달을 획득하며 우수성을 과시하고 있다. 정종민 교무부장(이하 정 교무부장)은 “2013년은 전국기능경기대회 모바일로보틱스 금메달을 획득한 학생들이 졸업 후 2015년 제43회 브라질 국제기능경기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 모바일로보틱스 부문에서 금메달 획득했다.”며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자신이 일하고 있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자질을 발휘하고 있다고 대견해했다. 이런 자동화설비공고의 빼어난 실력은 방과 후 시간에 기능경기대회반을 따로 운영하며 고난도의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학교의 지원덕분이다.

안 교장은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성과들에 대해 “산업현장 수준에 맞는 시설과 기자재를 갖추고 이론과 실기를 병행해 실시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학교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강조했다. 안교장은 “ 특성화고보다 예산이 매년 9억원이상 더 지원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가로 지원될 때도 있어 학생들 기자재 실습과 복지에 많이 신경을 씁니다. 학교에 지원되는 예산은 오로지 국내 최고의 장인을 만들어 내는 인재 육성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라고 장인양성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학교는 또 PLC 실습 장비를 비롯 송배전장치, 마이크로프로세스 장비 우수장비를 갖추고 학생들이 실습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생 주도형 체험프로그램실시


자동화설비공고에는 학생 주도형 체험프로그램이 많다. 정 교무부장은 “‘학생주도형창의테마활동’ 같은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 학교에서만 시행하는 활동입니다. 수학여행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예산을 산출, 직접 정산한 뒤 보고서 발표까지 합니다. 지도교사는 안전한 체험을 위한 안내자나 평가자 역할만 합니다.”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또 “저희는 6명을 단위로 조를 편성해서 운영을 하기 때문에 사제 간 대화를 이끌어내고 학생 간 유대감 형성에 아주 효과적입니다.”라며 교육에 대해 학생들이 크게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 ‘창의봉사체험활동’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날짜를 정해줍니다. 학생들끼리 그룹을 짠 뒤 봉사활동 장소, 목적, 계획을 짜 지도교사와 함께 봉사활동을 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식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무부장은 또 ‘GAT 창의 프로젝트’의 경우 1년마다 전문기술을 배우고 나면 종합적인 평가 형태로 발표 행사를 가진다며 “1·2학년은 한 해 동안 배운 걸 아이디어로 창출해 제품을 만들고 연말에 추가적인 기능 계획을 세워 재료 구입을 한 뒤 설계한 내용을 제작한다.”며 매 학년 말 기말고사 끝나고 전체 학생들이 자신들이 제작한 제품을 통해 평가를 받고 또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는 창의적인 학생 양성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의 미래


한국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삼성전자, 대한조선, 한화케미칼, 등 80여개 기관 및 기업으로 취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기업 약 50%, 대기업 약 30%, 중견기업 약 20%로 취업됐다. 현재 자동화설비공고의 교육과정은 산업변화추세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안 교장은 “전기, 자동화, 레이저 분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국내 우수기업체 취업뿐만 아니라 해외 취업으로 글로벌 기술 영재를 양성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희망찬 미래를 말했다. 또 “우리 학교가 전국 마이스터고 가운데 가장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데, 최근 한국전력이 나주로 이전하면서 한전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며 관련 기업에 특화된 학교로서 진출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를 달성하는 핵심 동력으로서 직업능력개발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의 중요성은 해가 거듭될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 강국 코리아!’는 이제 마이스터고에서 나온다. 역량을 발휘하는 학생들을 보니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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