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국토를 또 한번 만끽할 수 있는 시기이다. 단풍으로 물들어 있는 숲, 전국 제일의 단풍을 자랑하는 내장산 국립공원이 울긋불긋 단풍 빛으로 물들었다.

이와 견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백양사의 아기단풍 숲이 아닐까 싶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백양사 입구 북두교에서 쌍계루까지 3.4km의 단풍거리에는 붉고 노란 단풍이 막바지 가을 정취를 뽐내고 있다.

독자에게 백양사를 탐방 시, 꼭 기억하고 직접 체험했으면 하는 팩트 하나를 가을 단풍과 더불어 팁으로 제공하고 싶다. 비자나무 숲에서 가을을 산책하고 비자나무 숲 치유 및 해설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가을 산행을 해보길 바란다.

백양사 사찰내의 보호대상 식물로 분류된 비자나무는 약 8,000개체(가인마을 포함) 내외가 생육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비자열매는 기생충, 당뇨 등에 효과가 있으며 소화기와 호흡기를 튼튼하게 해주는 자양강장제라고 전해오고 있다. 이러한 효능을 가진 비자나무를 활용하여 내장산 국립공원 백암사무소에서는 '비자향 가득한 백양골 자연문화 해설'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임분의 특징과 산림의 건강정도 파악도 비자나무 임분 내 치유물질인 테르펜 잔존량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는 실정이다. 지난 5월부터 가을까지 전남대학교 산림자원부와 공동으로 연구한 '비자나무 임분 내에는 어떤 피톤치드 물질이 잔존해 있는 것일까' 조사를 수행했다. 이러한 과학적인 자료는 백양사 숲을 탐방하는 탐방객들에게 생태탐방의 가치를 제고하고 교육적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비자나무림에서 피톤치드 테르펜 성분은 5월에 가장 많은 잔존량을 보였고 비자나무 임분에서의 주요 테르펜은 리모넨과 알파피넨으로 나타났다. 리모넨은 41∼44%로 가장 많은 함량을 차지하였고 알파피넨은 약 38∼43%의 잔존량을 보였다. 기존 연구결과에 의하면 알파피넨은 스트레스 감소와 살충 및 항우울증, 항산화 및 근육완화, 항암에 대한 효과가 있다고 하며, 리모넨은 항암, 암종양 촉진 유전자를 차단하고 향균, 안정 및 면역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 지구에서는 연구결과를 활용, 공원 내 숲 자원과 연계된 특색 있는 비자나무 숲 치유 및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타 국립공원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탐방객들에게 이러한 숲 치유 및 해설 측면에서 과학적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숲의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사려 된다. 백양사의 단풍과 사찰 내 비자나무 숲의 피톤치드의 향으로 지친 심신을 숲으로부터 치유하는 늦가을의 여유를 맞이하시길 바란다.







/안 기 완 전남대 산림자원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