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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2017년 11월 22일(수) 00:00
지난 2014년 12월 6일. 광주FC가 클래식 승격을 확정하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매서운 추위에 경기 관전 내내 덜덜 떨어야 했지만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느꼈던 클래식 승격 확정의 감동은 너무나 짜릿했다.

당시 챌린지 4위를 했던 광주FC는 3위 강원FC, 2위 안산 경찰청을 차례로 격파하며 승강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클래식 승격을 위한 마지막 관문, 승강PO 상대는 경남FC였다. 12월3일 광주에서의 승강PO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광주는 사흘 뒤 창원에서 열린 2차전에서 1-1로 비겨 1승1무로 3시즌 만에 클래식에 복귀했다. 넉넉지 않은 지원속에서도 선수들의 땀과 노력으로 일군 성과였기에 감동은 더 컸다.

챌린지 강등 예견된 참사

올 시즌 광주의 2부 리그 강등은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선수단 월급이 체불되는 상황까지 겪을 정도로 운영난에 허덕였던 광주는 올해 정조국과 이찬동 등 핵심 선수들을 붙잡지 못했다. 대체할 선수 영입도 실패였다. 선수단은 여전히 목포에서 '셋방살이'를 했다. 결국 초반부터 부진이 계속되면서 최하위권에서 허덕였다.

남기일 전 감독이 지난 8월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광주는 '승부사'로 불리는 김학범 전 성남FC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극약 처방을 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다.

김학범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사의를 표명하며 '새판짜기'를 강조했다. 인적재구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자신이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무도 김 감독에게 챌린지 강등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다시 클래식 승격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었고, 자신이 먼저 결정을 내렸다.

김학범 감독이 처음 광주의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8월 전북 현대전. 김 감독은 혈혈단신 혼자였다. 남기일 전 감독이 사퇴하자 휘하의 코치들이 모두 함께 사표를 냈다. 남 감독과 동고동락해온 코치들이기에 그들이 사표를 낸 이유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단 1경기라도 광주를 위해 벤치를 지켜주는 이는 없었다. 광주는 이날 전력분석담당도 없어 경기 비디오를 찍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맞았다.

구단 프런트의 안이함과 유대감 부족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감독 교체는 극약처방이었고 이미 조짐은 있었다. 하지만 남 감독과 코치들이 팀을 떠난 뒤 대처방안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 중심 역할을 해야 할 구단 프런트에겐 승부의 세계를 이해하고 축구를 읽는 눈이 필요하다. 그게 어렵다면 폭넓게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다.

투자 없이 결과 없다

광주FC는 70억원으로 한 시즌을 운영했다. 물론 큰 액수다. 하지만 프로팀 운영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비슷한 지자체 구단인 대구는 150억원, 강원은 200억원의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광주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챌린지로 강등되면서 광주의 내년 시즌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나마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연습구장 건립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하지만 2부 리그 강등에 재정 부담을 이유로 현재 세워진 내년 예산 60억원은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광주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팀의 성적은 올해 극과극 이었다. 광주FC가 3년 만에 2부 리그로 강등된 반면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8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종목이 다르고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이라는 점도 다르지만 역시 프로에서는 투자 없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두 팀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입증됐다.

KIA는 최형우, 양현종, 헥터 등 핵심 선수들을 영입하고 잔류시키는 통 큰 투자를 했다. 그리고 KIA의 투자는 결실을 봤다. 투자한 선수들의 우수한 성적은 둘째 치고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은 것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관심도 없고 지원도 하지 않으면서 결과물만 바래서는 안 된다. 제대로 하지 않으려면 아예 접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최 진 화 지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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