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역대 최대폭(16.4%)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향후 인건비 상승을 우려해 고용 축소 움직임이 엿보이고, 일선 노동자들은 인력 감축에 따른 업무량 증가로 노동 강도가 점차 거세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수많은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1만원' 목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고용 불안은 더욱 커지고,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전남 취업자 중 자영업자는 45만 2,000명으로 이 가운데 81%는(36만 6,000명) 나홀로 자영업자다.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체 19%인 8만 6,000명 뿐이다. 광주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72.7%인 11만 2,000명, 전남은 85.2%인 25만 4,000명으로 조사됐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나홀로 사업체'를 꾸리는 자영업자 비율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특히,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므로 일자리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생산계층의 소득은 늘어나기는 커녕 되레 '고용 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요즘 추세로 보면 프랜차이즈, 편의점, 주유소 등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무인화바람'이 불고 있어 거리로 내몰리는 실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로 아파트 경비원, 편의점과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의 일자리들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점 등을 고려해 정부는 기업과 자영업자의 존립기반을 흔들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최저임금 인상안을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인상폭과 속도다. 적정수준을 넘어선 임금은 당장 달콤할지 몰라도 거시적인 경제 관점에선 '패착'에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추진은 시기와 현실의 조화로 풀 문제다. 신중한 정부의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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