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사회복지 예산이 눈덩이처럼 늘면서 광주시와 일선 구청의 예산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복지사업 대부분이 지자체가 일정비율을 함께 집행해야 하는 '매칭방식'인 탓이다. 재정 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로선 엎친데 엎친 격이다.

2018년도 정부 예산안 중 사회복지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12.9% 증가한 146조원 규모다. 아동수당을 신설하고 기초연금 5만원 인상이 골자다. 이 중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내년부터 2022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13조원이다. 광주시와 각 구청의 관련예산이 덩달아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치다.

내년 신설된 아동수당의 경우, 광주시가 69억원, 각 구청은 30억원을 추가부담해야 한다. 기초연금도 광주시는 94억원, 구청은 6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적지 않은 예산이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인 광주시와 구청들로선 재정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광주시는 전체예산 중 복지예산 부담비율이 36.9%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반면 올해 재정자립도는 49%로 가장 낮다. 각 구청의 사정은 더욱 열악, 올해 북구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14%에 불과한데 사회복지비 비중은 71%를 차지해 신규사업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실제 일부 예산은 편성조차 하지 못할 처지라니 안타깝다. 사회복지 예산은 한 번 투자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정부가 지자체들의 예산 숨통을 틔워 줘야 하는 이유다.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동등한 입장에서 협의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