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동시대 변화·시대상·담론 탐색…예술 향방 예측해야" |
| 2017년 12월 17일(일) 1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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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미국 미시간주 크랜브룩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제5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제6회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 ▲제9회 광주비엔날레 책임 공동예술감독 ▲카셀도큐멘타 큐레토리얼팀 에이전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감독 ▲전 아트선재센터 관장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가 지난 7월 취임후 5개월여가 지났다. 김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내년 비엔날레 주제 선정 및 11명의 다수 큐레이터를 선임하고, 총괄큐레이터 겸임을 선언하는 등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이사를 만나 내년 비엔날레 준비상황과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
▲지난 7월 13일 선임된 이후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취임 직후 지역작가들과의 만남을 갖고 광주비엔날레의 발전방안 및 내년 행사 방향 설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었다. 지역 작가와 시민과 만나는 교육과 소통의 장으로서 상시 프로그램인 광주비엔날레 월례회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지역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월례회 GB스튜디오 탐방을 하면서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지역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비엔날레 월례회 공개 강연 시리즈 GB토크를 9월 1일 첫 선을 보였다. 광주비엔날레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지역 미술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자 기반을 다졌다.
- 내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는 어떤 방향으로 치러낼 계획인가.
▲제12회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 주제 아래 11명의 다수 큐레이터들이 7개 전시를 구현하며, 지리, 역사, 사회적 정치적 환경 등의 경계에 있는 동시대 아젠다와 심리·정서적 경계에 대해 전시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카데믹 큐레이터인 이택광 교수가 만드는 학술 프로그램이 열린다.
광주비엔날레를 시민과 소통하고 경계에 대한 내용을 생각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려고 한다.
학생, 젊은 작가, 큐레이터들의 협업하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즉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고 광주폴리 프로젝트 등과의 연계를 통해 광주시의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길 바란다.
66일 간의 일회성 대규모 전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출품작을 광주에 남겨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면서 광주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 '상상된 경계들'이란 주제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그리고 주제 설정 이유는.
▲'상상된 경계들' 주제는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의 민족주의에 대한 저서인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에서 차용됐다. 세계화 이후 민족적·지정학적 경계가 재편되고 있는 동시대 현상을 다룬다. 지정학적 경계를 넘어 정치, 경제, 심리, 감정, 세대 간의 경계와 경계 없음, 경계 안, 경계 사이 등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조망할 계획이다.
특히 오늘날 심화되고 있는 국가, 세대, 민족 간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 복잡해지고 눈에 보이지 않게 굳건해지고 있는 경계들에 대한 재사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주제는 시의적절한 지구촌 공동체의 아젠다라 할 수 있다.
1995년 광주비엔날레가 창설되어 선보인 제1회 광주비엔날레 '경계를 넘어'가 세계화로 인한 이동성과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의 변화상을 다뤘다면, 2018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은 지난 20세기의 근대적 관점을 회고하고 현재까지 잔존하는 전쟁과 분단, 냉전 독재 등 근대의 잔상과 21세기 포스트인터넷 시대에서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해보고, 이를 뛰어넘은 미래적 가치와 상상력을 제안하는 데 의미가 있다.
- 11명의 다수큐레이터제 시도 의미는. 큐레이터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광주비엔날레의 다수 큐레이터제 도입 배경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시대상과 다양성을 다수 기획자의 협업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이다. 예술감독 1명에 의해 구현되는 전시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 시각예술의 다양성을 극대화하자는데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전부터 다수 큐레이터들이 비엔날레를 기획하거나 여러 기관이 협력하여 하나의 전시를 만드는 추세를 반영했다. 이는 비엔날레 역사에서 가장 보편화된 1인 예술감독 체제 아래 몇몇의 스타 큐레이터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에 대한 반작용이며, 더 이상 역동적인 에너지를 주지 못하는 단점에 대한 반성에서 도출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2018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기획하고 협업을 통해 만들어갈 11명의 큐레이터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학자 등으로 그동안 지구촌의 역사와 정치적 현상, 이주, 난민 등의 경계 지점에 대한 전시 기획과 저술 활동을 펼쳐온 공통점을 지녔다.
- 대표이사와 총괄 큐레이터를 겸임하는데 따른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이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대표이사가 총괄 큐레이터를 맡게 된 배경은 대표이사의 공석이 6개월 간 이어지면서 예술총감독 선정이 늦어짐에 따라 전시 진행의 효율성과 일정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였다. 이와 함께 총감독제 전시기획 대신 23년 간 축적된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담론과 현장 중심의 기획 노하우를 바탕으로 광주 역사성과 지역성을 효과적으로 풀어내면서 추후 지역 사회에 문화적 자산을 남기기 위한 취지였다.
총괄큐레이터의 역할은 11명 다수 큐레이터들이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담론을 시각예술 매체로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이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로서 재단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하고, 2018광주비엔날레의 질적 성공을 위한 예산 확보 등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 광주비엔날레가 20년이 넘었지만 걸출한 비엔날레 스타를 키워내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많다. 국내·외 유명 중견작가들을 키워낸 파워 기획자로서 대표님께 이 부분에 거는 기대가 큰데.
▲23년 간 광주비엔날레를 거쳐 갔던 '광주비엔날레맨'들이 광주의 명성을 세계 속에 퍼트리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출신 감독들의 연이은 베니스행도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좌표로 작용하고 있다.
2010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이었던 마시밀리아노 지오니는 2013베니스비엔날레에서 '백과사전식 궁전'이라는 주제 아래 '광주비엔날레의 확대판' 전시를 구현해내면서 국제 미술계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어서 2008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를 기획했던 오쿠이 엔위저도 2015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활약한 바 있다.
2015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참가 작가로는 2012광주비엔날레 눈 예술상을 수상했던 전준호·문경원 작가가 선정됐으며 본전시에 참여한 한국의 임흥순 작가는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이처럼 광주비엔날레를 발판으로 세계무대로 진출한 국내외 기획자와 작가가 많다.
- 컨템포러리아트와 모더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비엔날레는 실험예술인데 새로운 예술에 대한 방향이나 지향점에 대한 생각은.
▲컨템포러리아트는 동시대미술이라 할 수 있고, 모더니즘은 개발 위주의 획일화된 지난 세기를 말한다. 근 20년 동안 현대 미술계에서 회자됐던 말이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현대미술을 컨템포러리 아트라고 명명하기도 하나, 현재 진행형이라 개념 정립은 아직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컨템포러리아트를 이해할 때 오늘날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다양한 미술로 보면 된다.
모더니즘 또한 오늘날 미술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화두인데 이는 개발과 전쟁 등의 인류 역사의 근대성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2018광주비엔날레 주제인 '상상된 경계들' 또한 근대성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
비엔날레는 '지금, 여기' 발생하는 동시대의 변화와 시대상, 담론을 탐색하고 예술의 향방을 지진계처럼 예측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와 인간에 대한 민감하고 예리한 촉수를 세워야 한다.
-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한 말씀.
▲21세기는 총성 없는 문화 경쟁 시대로 국가 경쟁력은 문화와 융합된 산업에서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비엔날레는 고부가 가치 문화 상품이다. 쇠퇴해가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공업도시 빌바오를 한 해 10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든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있듯, 광주비엔날레도 산업적 기반이 열악한 광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관광 상품으로 더욱 육성하겠다.
또한 광주비엔날레는 단순한 시각 문화 현장이 아닌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상상력과 창의성이 발현되는 곳이다.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정치·경제·사회의 흐름을 읽고 국가 간 시각예술 매체로 연대하는 장으로 만들겠다.
따라서 광주비엔날레가 더욱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뛸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다양한 문화기관과 연대해 광주라는 대한민국의 도시가 세계에 새로운 문화 트렌드와 시대정신을 발신할 수 있도록 광주비엔날레를 전략적 거점지로 삼겠다.
/이연수 기자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미국 미시간주 크랜브룩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제5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제6회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 ▲제9회 광주비엔날레 책임 공동예술감독 ▲카셀도큐멘타 큐레토리얼팀 에이전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감독 ▲전 아트선재센터 관장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가 지난 7월 취임후 5개월여가 지났다. 김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내년 비엔날레 주제 선정 및 11명의 다수 큐레이터를 선임하고, 총괄큐레이터 겸임을 선언하는 등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이사를 만나 내년 비엔날레 준비상황과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
▲지난 7월 13일 선임된 이후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취임 직후 지역작가들과의 만남을 갖고 광주비엔날레의 발전방안 및 내년 행사 방향 설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었다. 지역 작가와 시민과 만나는 교육과 소통의 장으로서 상시 프로그램인 광주비엔날레 월례회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지역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월례회 GB스튜디오 탐방을 하면서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지역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비엔날레 월례회 공개 강연 시리즈 GB토크를 9월 1일 첫 선을 보였다. 광주비엔날레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지역 미술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자 기반을 다졌다.
- 내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는 어떤 방향으로 치러낼 계획인가.
▲제12회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 주제 아래 11명의 다수 큐레이터들이 7개 전시를 구현하며, 지리, 역사, 사회적 정치적 환경 등의 경계에 있는 동시대 아젠다와 심리·정서적 경계에 대해 전시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카데믹 큐레이터인 이택광 교수가 만드는 학술 프로그램이 열린다.
광주비엔날레를 시민과 소통하고 경계에 대한 내용을 생각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려고 한다.
학생, 젊은 작가, 큐레이터들의 협업하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즉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고 광주폴리 프로젝트 등과의 연계를 통해 광주시의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길 바란다.
66일 간의 일회성 대규모 전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출품작을 광주에 남겨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면서 광주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 '상상된 경계들'이란 주제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그리고 주제 설정 이유는.
▲'상상된 경계들' 주제는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의 민족주의에 대한 저서인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에서 차용됐다. 세계화 이후 민족적·지정학적 경계가 재편되고 있는 동시대 현상을 다룬다. 지정학적 경계를 넘어 정치, 경제, 심리, 감정, 세대 간의 경계와 경계 없음, 경계 안, 경계 사이 등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조망할 계획이다.
특히 오늘날 심화되고 있는 국가, 세대, 민족 간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 복잡해지고 눈에 보이지 않게 굳건해지고 있는 경계들에 대한 재사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주제는 시의적절한 지구촌 공동체의 아젠다라 할 수 있다.
1995년 광주비엔날레가 창설되어 선보인 제1회 광주비엔날레 '경계를 넘어'가 세계화로 인한 이동성과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의 변화상을 다뤘다면, 2018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은 지난 20세기의 근대적 관점을 회고하고 현재까지 잔존하는 전쟁과 분단, 냉전 독재 등 근대의 잔상과 21세기 포스트인터넷 시대에서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해보고, 이를 뛰어넘은 미래적 가치와 상상력을 제안하는 데 의미가 있다.
- 11명의 다수큐레이터제 시도 의미는. 큐레이터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광주비엔날레의 다수 큐레이터제 도입 배경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시대상과 다양성을 다수 기획자의 협업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이다. 예술감독 1명에 의해 구현되는 전시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 시각예술의 다양성을 극대화하자는데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전부터 다수 큐레이터들이 비엔날레를 기획하거나 여러 기관이 협력하여 하나의 전시를 만드는 추세를 반영했다. 이는 비엔날레 역사에서 가장 보편화된 1인 예술감독 체제 아래 몇몇의 스타 큐레이터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에 대한 반작용이며, 더 이상 역동적인 에너지를 주지 못하는 단점에 대한 반성에서 도출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2018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기획하고 협업을 통해 만들어갈 11명의 큐레이터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학자 등으로 그동안 지구촌의 역사와 정치적 현상, 이주, 난민 등의 경계 지점에 대한 전시 기획과 저술 활동을 펼쳐온 공통점을 지녔다.
- 대표이사와 총괄 큐레이터를 겸임하는데 따른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이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대표이사가 총괄 큐레이터를 맡게 된 배경은 대표이사의 공석이 6개월 간 이어지면서 예술총감독 선정이 늦어짐에 따라 전시 진행의 효율성과 일정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였다. 이와 함께 총감독제 전시기획 대신 23년 간 축적된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담론과 현장 중심의 기획 노하우를 바탕으로 광주 역사성과 지역성을 효과적으로 풀어내면서 추후 지역 사회에 문화적 자산을 남기기 위한 취지였다.
총괄큐레이터의 역할은 11명 다수 큐레이터들이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담론을 시각예술 매체로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이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로서 재단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하고, 2018광주비엔날레의 질적 성공을 위한 예산 확보 등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 광주비엔날레가 20년이 넘었지만 걸출한 비엔날레 스타를 키워내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많다. 국내·외 유명 중견작가들을 키워낸 파워 기획자로서 대표님께 이 부분에 거는 기대가 큰데.
▲23년 간 광주비엔날레를 거쳐 갔던 '광주비엔날레맨'들이 광주의 명성을 세계 속에 퍼트리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출신 감독들의 연이은 베니스행도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좌표로 작용하고 있다.
2010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이었던 마시밀리아노 지오니는 2013베니스비엔날레에서 '백과사전식 궁전'이라는 주제 아래 '광주비엔날레의 확대판' 전시를 구현해내면서 국제 미술계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어서 2008광주비엔날레 '연례보고'를 기획했던 오쿠이 엔위저도 2015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활약한 바 있다.
2015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참가 작가로는 2012광주비엔날레 눈 예술상을 수상했던 전준호·문경원 작가가 선정됐으며 본전시에 참여한 한국의 임흥순 작가는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이처럼 광주비엔날레를 발판으로 세계무대로 진출한 국내외 기획자와 작가가 많다.
- 컨템포러리아트와 모더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비엔날레는 실험예술인데 새로운 예술에 대한 방향이나 지향점에 대한 생각은.
▲컨템포러리아트는 동시대미술이라 할 수 있고, 모더니즘은 개발 위주의 획일화된 지난 세기를 말한다. 근 20년 동안 현대 미술계에서 회자됐던 말이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현대미술을 컨템포러리 아트라고 명명하기도 하나, 현재 진행형이라 개념 정립은 아직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컨템포러리아트를 이해할 때 오늘날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다양한 미술로 보면 된다.
모더니즘 또한 오늘날 미술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화두인데 이는 개발과 전쟁 등의 인류 역사의 근대성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2018광주비엔날레 주제인 '상상된 경계들' 또한 근대성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
비엔날레는 '지금, 여기' 발생하는 동시대의 변화와 시대상, 담론을 탐색하고 예술의 향방을 지진계처럼 예측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와 인간에 대한 민감하고 예리한 촉수를 세워야 한다.
-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한 말씀.
▲21세기는 총성 없는 문화 경쟁 시대로 국가 경쟁력은 문화와 융합된 산업에서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비엔날레는 고부가 가치 문화 상품이다. 쇠퇴해가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공업도시 빌바오를 한 해 10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든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있듯, 광주비엔날레도 산업적 기반이 열악한 광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관광 상품으로 더욱 육성하겠다.
또한 광주비엔날레는 단순한 시각 문화 현장이 아닌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상상력과 창의성이 발현되는 곳이다.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정치·경제·사회의 흐름을 읽고 국가 간 시각예술 매체로 연대하는 장으로 만들겠다.
따라서 광주비엔날레가 더욱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뛸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다양한 문화기관과 연대해 광주라는 대한민국의 도시가 세계에 새로운 문화 트렌드와 시대정신을 발신할 수 있도록 광주비엔날레를 전략적 거점지로 삼겠다.
/이연수 기자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