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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손광은 시인

"시는 부패 찌르는 칼이며 정의 부추기는 기둥"
8번째 시집 '나의 반란' 출간…리얼리즘 시 125편 총 4부에 담아
"악취 나는 사회 정화할 것은 유일하게 시…체험의 축적은 읽는 것"

2018년 01월 11일(목) 18:39










'파도여 파도여 말하라/ 팽목항 바람 하나가/ 내 가슴속을 찾아들어/진을 치고 있다// 사방에 부서진 시간들을 버려두고/ 우리들의 싸움은 일어설 줄 모르고/ 하늘, 땅, 바다가 포리뱅이 속에서/ 울부짖고 있다// 부정한 것은 다 가라/ 부정한 것은 다 가라 외치면서/ 밀물 썰물 밀리고 흐르고 말면/ 끝끝내 내 영혼은 살여울 밭여울지어/ 내 가슴속으로만 치솟아 흐르는구나// 파도여 파도여 영원한 내 반란을 말하라/ 살아있는 나의 반란을 다시 말하라.'(손광은 시 '파도여 말하라' 전문)



손광은 시인(83)이 새해를 맞아 시집 '나의 반란(叛亂)'(도서출판 한림 간)을 출간했다. 문단 데뷔 55년 기념이자 시인의 8번째 시집이다.

'시는 민주주의를 위하여 부패를 찌르는 칼이며 정의를 부추기는 기둥이다'라는 서문에서 보듯 자유를 지키는 기둥의 역할이자 부정부패를 척결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가 담겼다.

시에 나오는 '포리뱅이'는 배를 타고 가다 사방을 분간할 수 없는 상황, 소용돌이 치는 어려움을 표현하는 사투리다. 시인은 방향을 찾지 못하는 사회를 '포리뱅이'로 표현했다.

"이번 시집의 큰 주제는 '부정한 것은 다 가라'입니다."

10일 만난 시인은 막 인쇄돼 나온 시집을 건네주며 따끈따끈한 출간 소식을 전했다.

전남대학교 국문과 교수 시절 2권의 시집을 내고, 정년 후에 무려 6권의 시집을 펴 낸 시인의 시집마다에는 각각의 개성과 주제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은 리얼리즘 시들을 모았습니다. 저항, 반항, 정의, 박근혜와 세월호, 촛불시위 등도 들어있어요. 시는 부패를 찌르는 칼입니다. 정의를 부추기는 기둥이지요. 시인이 아니면 그런 꿈을 이룰 수 없어요. 나는 나가서 행동으로 움직이지 않지만 정신세계에서 치열하게 울부짖고 분노하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악취가 펄펄 나는 이 사회를 정화할 것은 유일하게 시입니다. 나는 정치도 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모두 125편의 시가 실렸다. 제1부 '금석문 현장'에는 보성 애향탑, 백범 김구선생 은거추모비, 5,18 광장 조형물, 덕암 이윤하 선생 추모헌시 등 돌에 새겨진 시인의 시 34편을 모았다.

제2부 '삶의 현장'에는 오지호 선생과 함께 시화전을 할 때 썼던 시 '바다'를 비롯해 이번 시집의 제목인 '나의 반란1·2', 전남매일 창간기념 축시 '한 시대를 꿈꾸며 펜춤을 확확 추어라' 등을 만날 수 있다.

제3부 '역사 현장'에는 '충무공 유적지 기행', '일림산 기행', '독도는 우리 땅' 등 역사 현장을 방문하고 창작한 시들을 수록했다.

제4부 '통일 계단'에는 '조선통신사의 섬 대마도 기행' 등 시인의 역사의식과 통일 염원이 담겼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나의 반란1'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다.

'…한참은 귀납적인 나를 잃을 수도 있을 저 쪽을 지나/ 누군가 나의 밖과 안을, 지금 지나간/ 소문이 떠돌라치면/ 나는 분별도 없이 달려가리/ 은빛 태양은 살에 박히듯/ 알몸을 바꿔, 얼레발을 치지만/ 물결은 시쉬, 시쉬/ 눈짓 주름을 몰고 있지만…'('나의 반란1' 중)

"얼른 보면 이해가 안될 지 모르지만 내가 써놓고도 흡족한 시"라며 시인은 웃었다.

메모광으로 언제든 직감이 오면 메모를 한다는 시인은 밤 열두시가 넘어야 한가하게 창작을 한다고 말했다. 열두시부터 새벽 세시까지가 책 읽는 시간이며 일기 쓰듯 원고를 집필하는 시간이라는 것.

8번째 시집을 낸 시인의 올해 계획도 여전히 책을 보고 시를 쓰는 것이다. 유산균 덩어리인 무등산 막걸리와 보성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가장 맛있는 것으로 치는 보성 출신 시인은 스승인 김현승 시인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김현승 시인은 우리나라 낭만주의, 감성주의, 감각주의를 능가해 서구의 T.S. 엘리엇처럼 지성적, 감성적 세계를 개척한 분"이라며, "인생의 고뇌와 깊이가 응축돼 있는 '시'는 '응축'이다. 할말을 다하지 않으면서 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인으로서 이 시대에 대한 바람도 잊지 않았다.

"적폐가 청산이 되고 부정부패가 없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학자로서 논문도 많이 썼지만 시를 썼더라면 더 오래 남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커요. 이제 시간이 없는데…."

끝으로 시인은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책을 읽지 않고 산다는 것은 나른해 빠진 것입니다. 85% 체험은 책에서 옵니다. 실제 체험은 15% 정도지요. 15%로 산다는 것은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체험의 축적은 읽는 것이죠. '붓끝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땅에 다시 밀알을 심을 때입니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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