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일이던 지난 2016년 4월 13일 민주당은 광주·전남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민주당은 당시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중 단 1곳에서만 살아남았다.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지만, 민주당의 '오만'이 민심의 이반과 참패를 불러 왔다는 게 대체적 시선이다. 그 중심에는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광주시장 전략공천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지역민들은 민주당이 '호남의 선택권을 빼앗아갔다'는 인식을 했고, 그 인식에 민주당의 무능, 패권주의를 더해 혹독하게 심판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압도적 우위가 점쳐지는 민주당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원내 1당 사수'를 빌미로 '현역 출마 배제' 카드를 꺼내들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남지사 지지율 1위를 달려온 이개호 의원을 사실상 주저 앉혔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의 전략공천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찌감치 뜻을 둔 입지자들이 뛰고 있는 상황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후보군이 난립하고, 당원 명부 유출 사건으로 시끄러운 광주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예비후보 컷 오프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분란을 일으킨 유력 후보들을 아예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조기 경선 등 설이 난무하고 있다.

비단 광역단체장 뿐 아니라 해남·무안·보성 등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전략공천 카드가 오르내린다.

출마 배제와 전략공천, 조기 경선 등 유독 광주·전남에서 일고 있는 이상기류는 '누가 나오든 승리한다'는 민주당의 판단이 깔렸다. '지역 정서와 민심에 반한다'라고 물으면 '대승적 차원이니 받아들여라'라고 답하는 식이다.

지역민들은 '빼앗긴 선택권'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를 지녔다. 그리고 혹독한 심판으로 그 트라우마를 지우려 애썼다. 민주당의 선택과 행보를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