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14일 시범경기 두산전에서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 둘째 날 선발 예정인 투수 양현종의 구위 테스트, 그리고 '칼을 갈고 왔다'며 2군에서 올라온 내야 백업 후보군들의 경기력 점검이었다.

경기 결과 두산에 2-5로 패했지만, 양현종은 지난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MVP 답게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고 내야 백업들도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후일을 기약했다.

양현종은 1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과 볼넷은 각각 1개씩이었다.

이날 양현종은 슬라이더 6개, 체인지업 4개, 커브 4개 등 변화구를 고르게 던지며 투구를 점검했다. 직구는 21개였고 최고구속은 144㎞를 기록했다.

투구수 45~50개를 목표로 등판했던 양현종은 35개만 던진 뒤 4회 초 유승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뒤 양현종은 "오늘은 투구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며 "시즌 준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었고, 계획한 대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외적으로는 '팬들과의 공약'도 실천에 옮겨 눈길을 끌었다.

이날 양현종은 안경을 쓰지 않고 공을 던졌다. 지난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한 방송사와 우승·타이거즈 좌완 최다승·둘째낳기 등 3가지를 모두 달성하면 다음 시즌에 안경을 벗고 던지겠다고 약속했던 양현종은 3가지를 모두 이루자 약속대로 이날 안경을 벗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안경 벗은' 양현종은 이날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때는 다시 예전처럼 안경을 쓰고 던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말까지 시범경기 6경기중 2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겠다고 밝혔던 김기태 감독은 이날 라인업을 백업선수들로 구성했다.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2군 선수중 오정환, 오준혁, 김주형, 홍재호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특히 김주형, 홍재호, 오준혁이 (2군에서)칼을 갈고 왔다고 하길래 갈지만 말고 칼을 쓰라고 했다"며 "젊은 선수들의 게임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선수들중 개막전 엔트리 포함될 선수에 대해서는 "일급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KIA는 3회 정성훈의 2루타와 유민상의 중전적시타로 선취득점을 얻는데 성공했지만 6회 두산에 홈런을 내주면서 1-4로 리드를 뺏겼다. 8회초에 1점을 더 잃은 KIA는 9회말 이명기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1루주자를 불러들이면서 1점을 만회했다.

임창용은 1이닝 3피안타 2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유승철(2이닝 1피안타 무실점)과 문경찬(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은 호투를 펼쳤다.

KIA는 15~16일 넥센과 홈경기를 갖는다. 15일 경기는 야간경기 적응을 대비해 오후 5시에 시작된다. /최진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