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기획> 숲속의 전남 만들기



숲조성으로 전남의 경관가치 극대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5,300억원 사업비 투입

1억 그루 나무 심어 3만 1천㏊ 숲 조성 박차

주민과 기업의 자발적 참여확대로 가치높여

글 박종수 기자 사진 전남도청 제공





영암군 모정마을은 500년전 임구령 목사가 모정저수지(지남제)를 축조한 뒤 1만주의 수양버들을 심고 또 이팝나무가 마을에 자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일대 주민들은 이런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생태호수 주변에 수양버들과 배롱나무, 동백나무, 황금실화백 등 1,000여 그루를 심고 마을숲을 조성,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었다. 모정마을 숲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주민들이 직접 참여했다. 주민들은 이팝나무를 심고, 차가운 북서풍을 막기 위해 가시나무도 심었다. 이처럼 원풍정, 쌍취정, 망월정 정자 등 전통 정자와 마을의 전통 숲을 조화롭게 복원해서 주민들의 휴식처는 물론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해남읍 용정리에서 현산면 고현 교차로까지 11㎞에는 상록가로수길이 조성돼있다. 특히 이 가로수길은 그동안 단일 수종을 한줄로 심던 방식에서 도로폭과 주변 경관을 고려해 모아심기 등 다양한 형태로 나무를 식재, 휴식, 문화, 경관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길로 만들어졌다. 이 가로수길은 해남 현산면 출신 김응서 남해종합개발 회장이 가로수로 쓰일 나무 985주를 해남군에 기증한 것으로 조성한 것이다. 김 회장은 자연과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이루고자 하는 평소 소신에 따라 고향의 아름다운 경관 조성을 위한 가로수 기증을 결정한 것이다.

전남의 아름다운 경관가치를 극대화하는 ‘숲 속의 전남’ 만들기 사업은 이처럼 주민과 지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전남도는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주민단체 ‘참여숲 공모사업’을 지난 15년부터 추진, 231개소의 숲을 조성했다. 이 사업은 5인이상 주민모임과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주민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사업규모와 참여자의 성격에 따라 최대 1억 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하며 주민주도로 숲을 만들기에 앞장서도록 하고 있다.

기업들에게도 주민들과 같이 숲 만들기 사업에 자발적 참여를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는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기업들이 참여하는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의 36개 기업이 500그루의 나무를 심고 일대에 5억원 상당의 편의시설을 설치한 것을 비롯 현대삼호중공업(주), 한국남동발전(주)여수본부 등이 참여, 기업-지자체간 파트너십을 통한 도시숲 조성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았다. ‘숲속의 전남’사업의 경우 주민과 사회단체?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93억원 상당의 숲 조성과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까지 얻고 있다.

전남의 산림면적은 전국의 11%에 해당하는 6,369ha에 아름다운 숲도 전국의 20%나 차지하는 46개소나 될 정도로 숲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전남도는 이런 숲의 소중한 가치를 아름다운경관조성으로 통해 ‘다시 찾고 싶은 전남’ ‘매력있는 관광전남’을 만들기 위해 숲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소득증가와 레저인구가 늘어나면서 숲을 찾는 인구가 해마다 급증추세여서 숲을 통한 소득창출이 크게 기대된다.

4 여수 소원트리 기념숲 조성

전남도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지역마다 특색있고 역사와 어우러진 스토리텔링과 접목시켜 소득과 경관의 두 마리토끼를 잡기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에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순천지회에 1천만원을 지원, 장애우 직업재활시설 미라클센터에 340㎡의 규모로 이팝나무, 홍가시 등 4천여그루의 수목을 식재해 꿈과 희망의 숲 조성하고 한국임업후계자협회 나주시협의회는 나주 이화학교(장애우 특수학교)에 6,300㎡규모의 학교숲을 조성한다. 대한상이군경회 전남지회도 목포 완충녹지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하는 나라사랑 보훈숲 조성에 나선다. 해남 어란마을회는 명량해전 승리에 기여한 어란여인을 기리는 역사경관숲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와 감동있는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순천 주암 문성마을은 옻나무를 마을 야산에 심어 옻된장, 옻칠액을 생산하고 영광 백수 산하치마을은 아카시, 헛개를 심어 꿀벌마을을 조성해서 마을공동소득을 창출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동서갈등을 허물고 후대에 화합과 상생의 새로운 역사를 물려주기 위한 숲도 조성했다. 전남과 경북을 잘 상징하는 목포 삼학도와 구미 동락공원에 양 지역의 도목(道木)인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를 심고 전남, 경북도민의 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전남은 지난 한해 지역 특색수종과 색채미가 있는 아름다운 숲 디자인으로 1,157만그루 나무와 1,110만그루의 꽃을 심었다. 도내 22개 시?군에서도 경쟁적으로 숲가꾸기사업을 실시하며 지역의 경관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숲만들기사업에서 대상을 받은 강진군은 역사와 해안경관을 연계 하는 숲 조성으로 휴양?레저공간 창출해서 주목을 받았다. 군은 다산초당과 강진만 갈대숲 등 역사문화자원과 우수한 해안경관의 특징을 살려 강진만 자전거 도로 3.27km 구간에 구실잣밤나무로 전라도 천년 가로수길을 조성하고 오는 2020년 문을 여는 지방정원 다산원의 연계로 휴양?관광?레저자원의 미래비전을 제시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남은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숲속의 전남 만들기’ 사업을 계속한다. 1단계(2015-2018)와 2단계(2019-2024)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비는 국비 2,605억원을 비롯 모두 5,300억원이 투입되며 도비740억원 시?군비 1,845억 원 등이 투입된다. 사업은 나무심기 31,000ha, 가로수 1,180km, 나눔숲 110개소, 학교숲 170개소, 마을숲 250개소를 조성한다.

‘숲 속의 전남’사업은 자연경관 만들기뿐만 아니라 일자리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조성된 숲의 체계적 사후관리와 버려지는 수목 부산물의 수집·활용을 위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봉진문 전라남도 산림산업과장은 “나무 심고 가꾸기와 수목 부산물 수집은 농촌지역의 효자 일자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잘 조성된 숲과 산림부산물을 적극 자원화해 숲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