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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지방분권 개헌안 마련해야

강 병 운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2018년 04월 10일(화) 18:48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지방분권 의지를 강조 했고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며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해 수도권과 중앙정부로 초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담대하게 이양하기 위한 헌법적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지난해 6월 여수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도지사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사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국정 목표로 삼았다. 흔들림 없이 추진해가겠다"고 선언하며 지방분권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문 대통령은 "최소한도 지방 분권을 위한 개헌, 그리고 국민 기본권 확대를 위한 개헌에는 우리가 합의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지방분권 개헌 그리고 국민 기본권 강화 개헌은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분권의 강화 또 그 속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 분권의 강화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분권 개헌안 '시늉만'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 에서는 "과연 지방이 지방분권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지방정부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문 대통령은 지방분권과 관련해 "미국 연방제 수준에 버금가는 강력한 자치분권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다. 문 대통령의 개헌 발언에서 지방분권은 한 몸처럼 붙어 다녔고 6월 개헌의 가장 큰 동력은 지방분권 이었다. 문 대통령의 의지는 그만큼 확보해 보였다.

그러나 지난 13일 청와대에 보고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이하 자문특위)의 정부 개헌안 초안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실현 하기에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발의할 정부 개헌안 최종안에는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을 실질적 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문특위 안을 보면 지방분권에 관한 조문이 상징적, 선언적 으로 그치고 있다. 지방분권의 의미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자문특위는 헌법안에 지방자치를 확대한다는 원칙만 담고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방분권의 핵심인 자치재정권과 자치입법권을 선언적으로 전문에만 담기로 한것은 지금 같은 '반쪽' 지방자치를 계속하겠다는 뜻과 다를 바 없다.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에 위임하겠다는 조문도 현실과 거리가 먼 발상이다.

개헌안은 지방분권에 찬성하는 시늉만 했을 뿐, 지방분권에 대한 의미와 정당성을 훼손 했다는 지적이다. 자문특위는 후퇴 이유로 지방정치권 불신을 들었지만, 현 정부나 자문특위 전체가 수도권 중심주의, 중앙패권주의 사고에 젖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했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에 대해 청와대는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중앙권력을 지방정부로 넘겼을 때 지방 정치인이 이를 남용하거나 혹은 무능해 잘못 행사하는 경우 주민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개헌안엔 지방분권 국가에 대한 지향점은 분명히 하되 지방 불신 등에 대한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발상은 문 대통령이 신년사 에서 "과연 지방이 지방분권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지방정부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방 입법권 강화 필수



지방분권의 핵심은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으로, 자치입법권의 핵심은 주민의 권리·의무, 질서위반에 관한 벌칙부과 등 중요 사항을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안은 결국 법률의 위임 없이는 어떠한 것도 지방정부가 정할 수 없도록 해 자치입법권을 무력화 했다.

지방분권은 중앙집권형 국가체계한계상황에서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을 혁신하자는 것이다. 연방제 수준의지방분권을 수 차례 언급한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초안을 전면 재검토해 제대로 된 지방분권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

특히 국회와 정치권이 나서 진정한 지방분권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개헌이 권력구조 문제 등에 대한 야당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견이 없는 지방분권 개헌안에 대해서 만큼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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