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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광주의 선거판

고 영 진 광주대 교수
가짜뉴스·흑색선전 등 난무

2018년 04월 16일(월) 19:02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이 점입가경이다. 7명이 난립하던 후보가 단일화와 컷오프 과정을 통해 3명으로 압축되면서 이제는 정책을 중심으로 제대로 경선을 하나보다 했더니 뜬금없는 '전두환 정권 부역' 논란으로 다시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두환 정권 부역' 논란을 제기한 강기정 예비후보 측은 이용섭 예비후보가 청와대 사정수석실에 행정관으로 근무할 때 같은 부서 직원들과 찍었던 사진을 제시하며, 청와대 사정수석실의 업무가 공직사회 사찰을 넘어 민주주의 세력을 탄압하는 것이었고 4급 서기관은 결코 낮은 직급이 아닌 핵심 실무자였으므로 전두환 비서인 이 후보가 광주시장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의해 졸지에 전두환 비서, 앞잡이가 된 이 후보는 자신은 재경부에서 파견된 실무 직원으로 공무원 청렴도 제고와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 업무를 담당했을 뿐 5.18과 관련해 결코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으며 이 문제는 이미 2010년 광주시장 출마 때 5월 단체로부터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5·18 구속부상자회를 비롯한 5·18 대표 단체들도 당시 철저하게 검증하고 문제없다고 결론 난 사안이라고 밝혔다.



가짜뉴스·흑색선전 등 난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 측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을 주도한 아돌프 아이히만의 예까지 들며 이 후보를 출세 지향적인 관료, 영혼 없이 명령을 따르는 공직자로 몰아가며 '전두환 부역자'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마치 주인은 가만있는데 객들이 설쳐대는, 대부분의 광주시민과 5·18 당사자들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자신들만 문제 있다고 떼를 쓰는 꼴이다.

지금도 SNS에는 특정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가짜뉴스와 가짜사진,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그리고 광주의 이러한 모습이 중앙의 언론에까지 보도되고 있다. 정말 부끄럽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한다. 솔직히 자신의 사익을 위해 광주의 이미지를 끝없이 실추시키는 정치인들에게는 손해배상청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시민 여러분, 도청으로 모여 주십시오.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계엄군과 끝까지 싸웁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가두방송을 하는 여성의 애절한 호소에 광주시민들은 가슴이 찢어졌지만 집에서 한발자국도 나올 수 없었다. 결국 도청은 함락되고 그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죽은 자들에 대해, 그리고 지금도 부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자들에 대해 살아남은 자들은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광주시민들의 그 죄책감과 부끄러움은 오히려 역사의식으로 발전하여 한국사회를 민주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18 37주년 기념사에서 "광주의 진실은 저에게 외면할 수 없는 분노였고,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는 크나큰 부채감이었습니다. 그 부채감이 민주화운동에 나설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것이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 됐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지 4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광주는 어떠한가? 5·18을 왜곡하고 폄하하려는 외부세력뿐만 아니라 선거 때만 되면 5·18과 광주정신을 이용하고 팔아먹는 일부 이곳 정치인들로 인해 5·18은 계속 상처받아 왔고 광주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선거의 5·18화 절실한 때



광주정신이 무엇인가. 그것은 5·18 광주민중항쟁뿐만 아니라 광주학생독립운동과 의병전쟁, 동학농민전쟁을 거쳐 임란의병과 삼별초 항쟁에까지 이어지는 호남의 유구한 역사적 전통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 가치는 대의(大義)를 위한 희생정신, 나눔과 연대의 공동체정신, 생명과 인간 중시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5·18을 구호로만 외치지 말고 5·18 때 시민공동체가 꿈꿨던 세상을 삶 속에서,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3자의 공감을 얻어나가는 노력, 즉 삶의 5·18화, 일상의 5·18화가 절실히 필요할 때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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